벽돌모양으로 쌓은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 보물 됐다

고려초 건립된 것으로 추정
"희소성과 원형 비교적 잘 유지돼 있어"
  • 등록 2020-07-28 오전 6:00:00

    수정 2020-07-28 오전 7:16:2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경북 영양에 있는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英陽 縣里 五層模塼石塔)’이 보물 제2069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2호였던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모전 석탑은 석재를 벽돌형태로 가공해 쌓은 석탑이다.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은 경상북도 북쪽 지역인 영양읍 현리의 반변천과 가까운 평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옛 사역(절의 구역)은 확인되지 않는다. 사지 주변에서 출토된 용문의 암막새, 탑의 치석(돌을 다듬음) 형태와 문설주(문의 양쪽에 세워 문짝을 끼우게 만든 기둥)의 인동문(꽃무늬와 덩굴무늬가 조화를 이룬 무늬), 일제강점기 당시 만들어진 보고서 등을 통해 신라 말 고려 초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사진=문화재청)
이 탑은 석재를 벽돌(塼)모양으로 다듬어 축조했다. 크게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구성됐다. 1층 탑신은 12단으로 축조했고 남면에 감실(작은 불상을 모셔둔 곳)을 뒀다. 감실은 화강석으로 된 장대석으로 좌우 문설주와 상하에 인방(기둥과 기둥 사이)을 놓아 문비(석탑과 초층 탑신부에 조각된 문짝)를 설치했다. 특히 좌우의 문설주는 표면에 당초문의 문양을 새겨 넣었다. 벽돌모양으로 석재를 다듬을 때 모서리돌을 둥글게 처리하여 탑의 조형에 부드러움을 주고자 했다. 이러한 사례는 다른 석탑과 전탑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다.

탑신부는 5층이며 2층부터 체감을 두었고, 경북 지역 모전석탑의 체감비와 유사한 81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영양지역에 국보 제187호로 지정된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보다 규모는 작지만 같은 재료의 사용, 모전석탑 계열 형식의 5층탑, 남쪽에 설치한 감실, 탑이 위로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정도인 체감비 등에서 유사성을 띠는 등 같은 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에서 4층 일부까지 남아 있는 모습이었으나 이후 1979년에 해체 복원 과정에서 5층으로 복원했다. 200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기단 등의 주변 보수정비 공사를 진행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체보수 과정에서 기단부와 옥개부 일부가 변형된 부분이 아쉽지만 경북 지역에 집중된 모전석탑 계열의 탑이라는 희소성과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서 충분히 보호돼야 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에 있는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 유리건판 사진(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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