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파에 파산 급증 현실로…'빚폭탄' 우려도 커졌다

1~8월 누적 개인파산 전년比 7%↓·법인파산 14%↓
개인회생 신청은 감소…"소득없어 요건 못 갖춘 탓"
"정부 금융지원 한시적…충격 완화 고민해야" 지적
소상공인 "폐업도 못하는 마당에…자포자기 상태"
  • 등록 2020-09-23 오전 5:20:00

    수정 2020-09-23 오전 5:2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일본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한 중소업체는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이 40% 가까이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으며 추가로 해당 업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감소했다. 결국 이 회사는 지난 6월 파산을 신청했고 뒤이어 7월 폐업도 신청했다.

그나마 정부가 원금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으면서 개인도산(개인파산+개인회생)은 줄었다고 하지만, ‘자포자기’ 때문이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특히 향후 정부의 금융지원마저 종료되면 오히려 더 큰 ‘빚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22일 오후 대구 최대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한산하다.(사진=연합뉴스)


파산 늘고, 회생 되레 감소…“한계 극에 달했다는 반증”

22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3만3005건으로 전년 동기 3만853건 대비 2152건(약 7%) 늘었다. 법인파산 신청 건수 역시 올해 8월까지 누적 711건으로 전년 동기 626건 대비 85건(약 14%)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월별 개인파산 신청 건수를 살펴보면 2월 신천지, 5월 이태원 클럽, 8월 사랑제일교회를 발화점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된 직후 개인파산 신청이 크게 증가했다. 2~3월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7990건(전년 동기 7013건), 6~7월 9791건(8089건), 8월 3996건(357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최소 10% 이상 급증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각각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4~5월 사이 전년 동기 신청 건수를 소폭 하회했을 뿐이다.

주목할 대목은 개인·법인 파산과 달리 개인회생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는 점이다. 지난달까지 개인회생 신청 접수 건수는 5만8394건으로, 전년 동기 6만3345건에 크게 못 미쳤다. 이를 두고 회생 신청요건도 갖추지 못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생 신청을 하려면 통상 최저 생계비 이상의 소득이 있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영세 상인이 많다는 것.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인 백주선 법무법인 융평 대표변호사는 “개인회생은 현재 재산으로 빚을 다 갚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개인파산과 동일하나, 영업이 가능하거나 직장이 있어 급여를 받는 등 일정 소득이 지속적으로 발생 가능한 이들에 대한 절차”라며 “개인파산이 늘고 개인회생이 줄었다는 것은 재산이 부족한 데 더해, 소득조차 없어 개인회생을 신청할 요건 자체가 안되는 사람이 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줄어든 개인회생 결국 한시적…커지는 ‘빚폭탄’ 우려

현재 개인회생이 줄어든 현상을 간과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더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소속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 대표변호사는 “개인파산·회생을 합친 개인도산 접수 건수는 지난해보다 줄었는데 아무래도 코로나19 관련 각종 정부 지원책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면서도 “정부의 금융 지원은 중단될 수 밖에 없는 일시적인 것이기에 언젠가 상환 시점이 왔을 때 그 충격을 어떻게 완화하고 국민경제 선순환을 이끌어 낼 것인지 걱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현실은 법원 통계상에 나타난 수치 그 이상으로 참담하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연구위원은 “그야말로 자포자기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하는 소상공인 폐업 점포 지원 사업의 신청 건수는 지난달까지 7745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폐업을 해야 이후 개인회생이든 개인파산이든 신청할 수 있는데, 현재 대다수 소상공인들은 원상복구할 비용조차 없어 폐업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임대 계약조차 해지할 수 없어 보증금도 잃고 빚더미에 앉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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