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랜선 교육에 학습격차 커졌다"

사상 초유 온라인 개학후 '퐁당퐁당' 등교
학습격차·돌봄공백 부각…교육부, 교육안전망 강화 방안 내놔
"올해도 원격수업 불가피…근본적인 대책 필요"
  • 등록 2021-01-16 오전 8:28:10

    수정 2021-01-16 오전 8:28:1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어진 지난 1년 교육계는 변혁의 시기를 보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비대면 수업·돌봄 공백이 이어지면서 학습격차 우려도 커졌다. 코로나19는 부모의 경제력, 사교육에 의존하는 한국 교육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원격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육부는 지난해 4월 9일 고3을 시작으로 사상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네 차례 연기된 끝에 학교문이 열렸지만 학생들은 원격수업으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야 했다. 교육부가 5월 13일 고3을 시작으로 등교수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등교일은 또다시 미뤄졌다. 5월 20일 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같은 달 27일, 고1·중2·초3∼4는 6월 3일, 중1·초 5∼6은 6월 8일 학교에 갈 수 있었다.

등교수업이 순차적으로 이뤄졌지만 밀집도 제한 조치로 인해 원격수업과 병행하는 ‘퐁당퐁당’ 등교가 이어졌다. 이로 인한 학습격차와 돌봄공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그동안 학교가 담당했던 교육·돌봄 기능이 일시 정지되면서 가장 취약한 계층부터 무너졌다. 일명 ‘인천 라면형제’사건 등 돌봄공백이 빚어낸 사건들이 이어지는가 하면 맞벌이·한부모 가정은 아이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특히 아직 학습 습관이 잡히지 않은 초등 저학년과 학습 조력자가 부재한 아이들의 학력격차 우려가 대두됐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해 8월 전국 초·중·고 교사들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0%가 ‘학생간 학습 격차가 커졌다고 답했다. 학습격차가 심화된 이유(중복 선택)에 대해서는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차이(64.9%)’와 ‘학부모의 학습 보조 여부(13.9%)’를 꼽았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나 학습 여건이 좋은 학생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공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은 원격수업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우려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20 서울교육 랜선 공론화’ 시민참여단(100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학습격차에 대해 96%가 동의했다. 심화 원인으로는 ‘개인·학부모의 학업 관심도 차이’(61.5%), ‘사교육 현황에 따른 차이’(51%), ‘가정의 경제적 여건의 차이’(47.9%), ‘학교별 온라인 수업의 내용 차이’(41.7%)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공교육 내실화’(34.0%)와 ‘등교 수업 확대 및 정상화’(32.0%)가 제시됐다.

교육당국도 이에 대한 대책을 잇따라 내놨다. EBS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등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 서버를 대폭 확대했으며 각 학교에 실시간 쌍방향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혼합형 수업을 진행토록 했다. 교육부는 또 취약계층 학습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학습 관리 프로그램 보급과 에듀테크 멘토링 사업을 골자로 하는 교육안전망 강화 방안도 지난해 8월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도 기초학력 보장체계 강화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내 공립 초등학교와 공·사립 중학교에 기초학력 강사를 전면 배치해 교사를 도와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맞춤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계에서는 올해도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시기까지 코로나19 확산과 완화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격수업 병행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학급당학생수 감축으로 등교 수업이 가능한 여건을 만드는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온라인 수업이 장기간 지속되면 학습격차가 커질수밖에 없다”면서 “온라인 학습이 어려운 초등 저학년이나 취약계층,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혼자서 온라인 수업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력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선생님과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빠르게 적응해 학습결손없이 교육이 지속되는 나라가 거의 없다”면서 “3월 개학에는 온라인 수업을 하더라도 경험과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이전처럼 혼란스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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