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승부처는 넥센 야수 17명 VS 양상문 감독

  • 등록 2014-10-28 오후 1:49:18

    수정 2014-10-28 오후 2:21:38

넥센 윤석민(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서 6회 역전 스리런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G 불펜은 꼴찌에서 4강에 오르고, 돌풍의 팀 NC까지 물리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다. 양상문 감독 취임 이후 재정비 된 마운드 운영은 LG가 빈약한 득점력에도 선전할 수 있었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질적으로는 물론이고 양적인 면에서도 풍성한 구성을 갖췄다. 투수의 다양성은 상대의 전략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그런 LG불펜, 아니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그 불펜을 운영하는 양상문 감독이 이번에 제대로 적을 만났다. 넥센의 야수 엔트리 17명이 그 상대다.

넥센은 강력한 타선을 가진 팀이다. 40개 이상 홈런을 친 선수가 두 명이나 있고 사상 첫 200안타를 넘긴 선수도 있다.

그러나 넥센 타선이 그저 화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작전 구사가 가능한 선수들이 엔트리에 포함돼 있다. 서동욱 유재신 김하성 로티노 등이 주인공이다. 번트, 주루, 여기에 멀티 포지션까지 가능한 선수들이 대거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대신 넥센은 투수 1명을 포기했다. 투수는 11명으로 엔트리를 짜는 것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보통의 팀 구성이다. 하지만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은 것이 넥센의 현실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의미 없는 투수 엔트리 한 자리 대신,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야수 한 명을 더 넣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상식을 깬 발상이다.

27일 플레이오프 1차전은 그 위력이 먼저 빛을 발한 한 판이었다.

1-3으로 뒤진 6회, 무사 1,2루. 다음 타자는 좌타자 이성열. 하지만 LG 벤치는 우완 정찬헌을 밀어붙였다. 결과는 적시 우전 안타.

이어 넥센은 번트를 대기 위해 서동욱을 기용했고, 서동욱이 기가 막힌 번트를 1루 쪽으로 대며 1사 2,3루를 만들었다. 다음은 모두가 알다시피 대타 윤석민의 역전 스리런 홈런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이성열 타석에서 “임정우를 넣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경기 후 털어 놓았다. 좌완 신재웅이 아니라 임정우를 떠올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LG는 플레이오프에 들어오며 좌완 윤지웅을 빼고 우완 사이드암 김선규를 올렸다. 넥센 타선이 좌타자 보다는 우타자 중심인 점으 감안한 조치였다. 따라서 앞으로 넥센 좌타자에게 걸리는 찬스는 우완 투수가 해결해야 할 경우가 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만약 6회 이성열 타석에서 좌투수 신재웅을 낼 경우, 넥센은 포지션에 상관 없이 윤석민 등 강한 우타자를 낼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야수를 이닝과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 양상문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1차전은 그 포석이 넥센의 역전승으로 이여졌다.

앞으로의 승부는 넥센 야수 엔트리 17명의 활약과 이에 대한 양상문 감독은 전략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과연 차선에 차차선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하고 미묘한 이 승부에서 어느쪽이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넥센이 투수 10명으로 어떻게 버티는지까지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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