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美공세에 우군 찾는 중국…우리에겐 기회다

“시진핑, 문 대통령에 먼저 전화 요청”
사드 보복 언제 그랬냐는 듯 협력 강조
한국, 미중에 흔들리지 않고 국익 챙겨야
  • 등록 2021-02-01 오전 5:00:00

    수정 2021-02-01 오전 9:02:08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지난 26일 신년 인사를 명분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수화기를 먼저 든 건 시 주석이라고 한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의 방한 때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은 최근 한국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은 수년간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워왔지만 지지해줄 강대국은 러시아 정도가 전부인 상황이다.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행한 후 미국의 동맹국이 대부분 등을 돌린 상황인데다 바이든 정부의 견제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외교적 고립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내부 단결을 위해 중국은 소위 말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펼치면서 한편으로는 우군 찾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한국을 대하는 태도도 점차 바뀌는 모습이다. 이번 한·중 정상의 통화만 봐도 달라진 점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중국은 문화교류와 국제문제의 협조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추진하는 반중 동맹에 한국이 함께하지 않길 바란다는 의도를 연신 내비쳤다. ‘한·중 교류의 해’를 지정했다는 것 자체도 중국과의 끊어진 교류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내부 단결을 위해선 국제 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 기회를 잘 이용해야 한다. 북한 문제에서 정확한 입장을 받아내는 동시에 다시는 ‘제2의 사드’ 사태가 없도록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 중국은 2015년 전승절 기념행사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초청하며 유례없는 친분을 보여줬지만 사드 배치로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보복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이 겪은 피해는 말로 설명할 수도 없다.

미·중이 우리나라에 모두 중요한 국가인 만큼 한국도 그들에 중요한 국가가 돼야 한다. 외교적 고립에 수심이 깊어지는 중국의 상황을 살피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 누구 편에 설 것이 아닌 우리의 국익을 최대화하는 선택을 고려해야 할 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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