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3차전]강민호에게서 박경완의 향기가 난다

  • 등록 2010-10-02 오전 9:38:20

    수정 2010-10-02 오전 9:38:20

▲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롯데가 포스트시즌서 잘 나가고 있다.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서 1,2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플레이오프를 눈 앞에 두게됐다.

그 중심엔 포수 강민호가 있다. 강민호의 안정된 리드는 1,2차전을 모두 접전으로 끌고갔고, 결국 막판 집중력을 앞세워 승리로 매조지됐다.

1,2차전을 분석한 김정준 SK 코디네이션 코치는 "강민호의 볼배합이 매우 인상적이다. 시즌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마치 박경완을 떠올리게 한다"며 "시리즈 시작되기 전에 박경완과 만나서 얘기를 나눈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웃어보였다.

강민호의 리드가 그만큼 큰 폭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박경완의 모습이 비춰질 정도로 집요하고 수준 높은 볼배합을 그가 해내고 있는 것이다.

박경완은 현역 최고라고 평가 받고 있는 포수다. 강민호 입장에선 아직 도달하지 못한 산이나 마찬가지다.

기존 강민호와 롯데 볼 배합은 몸쪽 승부 비중이 높았다. 실제로 로이스터 감독은 몸쪽 승부를 강하게 주장해 왔다. 전체적으로 예측 가능한 선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포스트시즌서는 다르다. 강민호는 두산 타자들의 머리를 혼란스럽게하는 다양한 배합으로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9월3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강민호의 변화를 가장 명확하게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1회말, 롯데 선발 사도스키는 제구력이 흔들리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엔 최준석이 서 있었다.

사도스키는 최준석을 상대로 5개의 공을 던졌다. 직선으로 들어오는 공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이날 최고의 구위를 보인 컷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5개 중 몸쪽 공은 단 한개도 없었다. 컷 패스트볼(140km~141km)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스피드는 비슷(135km~137km)하지만 떨어지는 각이 큰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몸쪽 의식이 강했던 최준석은 집요한 바깥쪽 공략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 타석 뿐 아니었다. 강민호는 이날 거의 바깥쪽 만으로 배합을 이끌어갔다. 투수가 그날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공, 때문에 타자의 공략이 어려운 코스와 공이라면 연속해서 몇개씩이나 던지게 하는 박경완식 리드가 읽혀졌다.

볼넷을 두려워하지 않는 리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볼넷으로 주자가 쌓이는 건 피해야 하는 1번 덕목이다.

하지만 다음 타자를 잡아낼 수 있다는 신념이 있다면 주자가 모이더라도 앞 타자를 어렵게 승부하는 것 또한 박경완 식이다.

강민호는 1회와 2회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 없이 초반 승부를 넘겼다. 사도스키는 6회까지 6개의 사사구를 내주고도 실점은 제로 였다.

김 코치는 "주자 내보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박경완과 비슷했다. 실패할 때도 닮았다. 1차전 4회말, 2아웃 잘 잡아 놓은 뒤 안타 맞고 볼넷 2개(이성열 양의지)를 연속 내준 뒤 손시헌에게 적시타를 맞은 장면은 간혹 우리 팀에서 나오던 장면이다. 어찌됐건 1,2차전서 두산 타자들이 달라진 강민호의 리드에 적잖이 흔들렸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강민호는 "최근 정말 열심히 상대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노력이 지금까지는 고스란히 좋은 결과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롯데 투수들의 좋은 구위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다.

아직 숙제는 남아 있다. 이제 상대도 강민호의 변화를 눈치채고 있다. 강민호의 노력이 계속, 그리고 꾸준하게 필요한 이유다.

강민호의 다음 수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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