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집값 하락? 서울 아파트경매는 ‘활황’…상가는 ‘악화일로’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100% 넘어
“시세보다 싼데다 향후 반등 기대감”
상가는 여전히 고전…십수 번씩 유찰
  • 등록 2020-05-06 오전 6:16:36

    수정 2020-05-06 오전 6:16:36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서울 아파트 값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등으로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지만 경매시장에선 인기가 여전하다.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도 절반가량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경매장에서 팔려나가는 중이다. 코로나19 진정 국면에서 향후 아파트값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후엔 집값 오른다” 기대감에 경매 열기

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 법원 경매 시장에서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68건 중 37건이 낙찰됐으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105.2%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이후 월간 낙찰가율을 웃도는 수치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80~90%대 수준이었다. 집값이 본격 상승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낙찰가율은 99.4~103.9%를 보였고 3월은 코로나19로 법원 경매가 사실상 중단됐다. 경기 위축 우려와 보유세 부담 등으로 최근 집값은 꺾였지만 한 달여 만에 재개된 경매 시장에선 오히려 몸값이 올랐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정부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강남 3구에서도 낙찰가율은 100.1%를 기록했다.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낙찰가율 역시 101.5%였다. 다만 강남 3구 내 15억원 이상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수는 각각 1.5대1, 1.8대 1 수준이다. 두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던 서 너달 전에 비해선 낮아졌다.

이외에도 △서대문구 남가좌동현대아파트(전용 59㎡)는 감정가 4억7500만원에 낙찰가 5억9990만원으로 낙찰가율 126% △양천구 신정동 목동삼성(전용 115㎡)는 감정가 9억1000만원, 낙찰가 11억1111만원으로 낙찰가율 122% △동대문구 이문이편한세상(전용60㎡)은 감정가 5억5000만원에 낙찰가 6억2190만원으로 낙찰가 113%를 기록하는 등 강남권을 넘어 서울 전역에서 경매 아파트 인기는 고르게 확인 됐다.

경매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히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고 현재 약세인 아파트값이 곧 반등할 수 있단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전용면적173㎡) 물건은 낙찰가보다 2억원 넘게 비싼 38억8100만원에 낙찰됐지만 일반시장 호가(42억원)보다는 3억2000만원 정도 낮은 금액에 팔렸다. 서초구 리센츠(전용 85㎡) 낙찰가 역시 감정가의 102%에 해당하는 17억5200만원이었지만 시세보다는 1억원 정도 낮다.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 경매 법정 모습.(사진=이데일리 DB)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이 오른 경험적 근거들이 시장에 축적됐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에도 아파트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경매시장의 열기가 뜨거운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한동안은 이러한 분위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상가 경매, 악화일로…십수 차례 유찰에 감정가 5%로 추락

아파트 경매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반해 상가 경매는 악화일로다.

서울 중구 을지로의 밀리오레에 입주해 있는 오픈형상가인 A점포는 2년여 전 감정가 6700만원에 경매장에 나왔지만 현재 최저입찰가가 368만원으로 감정가의 5%까지 떨어졌다. 12번의 유찰을 거친 후 올 1월 460만원에 낙찰됐지만 낙찰자가 대금을 내지 않아 3월 말 다시 경매에 부쳐졌고 또 유찰됐다. 경매에 넘어가기 전 임차인이 보증금 300만원에 월 44만원 수준의 월세를 낸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는 보증금 수준까지 몸값이 떨어진 셈이다.

같은 밀리오레 내에서 2300만원에 나온 B점포도 최저입찰가가 158만원(감정가의 7%)까지 떨어졌다. 구로구 구로동의 신도림테크노마트 1층에 위치한 C점포는 감정가 2억8700만원에 최저입찰가가 2465만원(감정가의 9%)으로 경매 진행 중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5일까지 서울에서 예정된 점포, 상가의 경매 건수는 128건이다. 이 가운데 40건은 이미 5회 이상 유찰을 겪은 상황이다.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3분의 1 아래로 떨어진 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심화된 경기침체에 더해, 온라인쇼핑 확대란 시류 변화 등이 상가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최저입찰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더라도 경매 참여엔 신중을 기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특히 오픈형 상가의 경우 인기가 떨어지면서 채권자들이 원금회수는커녕 경매비용도 못 건질 정도로 사정이 안 좋은 물건들이 있다”며 “낙찰을 받아도 임차인을 못 구하면 관리비만 부담해야 하는만큼 싸다고 해서 덜컥 들어가지 말고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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