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제조업이 미닝 아웃(meaning out) 고객을 붙잡아야 하는 까닭

박정수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 등록 2020-05-23 오전 9:06:05

    수정 2020-05-23 오전 9:06:05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1960~70년대에 출생하여 기존 질서와 연계해 정의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명명된 ‘X세대(Generation X)’에 이어 1980~2000년에 태어나 다음 세대로 이름 붙여진 ‘Y세대’ 또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 Generation Y)’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컴퓨터에 친숙하다는 이유로 “테크세대”라는 별명 또한 갖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그들은 새로운 소비의 축으로 등장하면서, 이전 세대보다 활발하게 자기 주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여론을 모으고 변화를 꾀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미닝 아웃(Meaning Out)” 현상이 떠오르고 있다.

미닝 아웃(Meaning Out)은 가치관에 부합하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취향이나 개성을 도드라지게 드러내는 행위를 가리킨다. 미닝 아웃은 ‘의미’,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드러내다’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되어 탄생한 신조어다. 따라서 자신의 정치 사회적 신념이나 기호를 자신의 소비 성향을 통해 SNS 등에 공개적이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소비 문화를 갖고 있다.

미닝 아웃을 실천하는 소비자들은 알려진 통념과는 달리 단순히 분노나 반감, 호의나 선호 등의 일시적인 감정과는 관계없이 일상화된 소비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개인화된 시장을 형성하면서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진화하고 있다. 즉 감정적인 호불호와는 관계없이, 소비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 기반으로 신념을 표현한다.

반면 가격이 좀 비싸거나 지연 배송이라 할지라도 공정한 거래로 생산되거나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는 등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제품이라면 기꺼이 구매한다. 심지어 가치관이 일치하는 영화가 개봉하면 비록 영화관에 직접 관람하지 않더라도 좌석을 예매하여 지지하는 응원의 ‘영혼 보내기’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고객 맞춤형 시대를 대변하는 미닝 아웃은 단순히 소비자가 가격이나 마케팅에 따라 움직이는 공급자 중심의 수동적인 존재가 아님을 의미하는 소비 현상, 즉 경험을 교환하는 현상이다. 소매점의 판매대에 진열된 제품만이 아니라,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이념이나 가치관까지 고려해서 소비를 결정하겠다는 주도적인 소비 흐름인 것이다.

이러한 소비 경향은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인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앞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사람뿐 아니라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는, 공동체에 착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선택 받는 것이다. 착한 가치관을 꾸준히 공유하고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여 경험을 나누고 전시함으로써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지지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행보가 기업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이와 같이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과 소비자, 사용자의 경험 디자인(UX-Design)은 빅데이터 관리기술을 통해서 사용자와 고객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역량으로 다져가야 한다. 고객과 사용자 경험이 어떻게 형성되어 미닝 아웃의 경험 가치로 나타나고 있는 지 빅데이터 속에서 찾아 경영의사결정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한 고객과 사용자 경험(UX-Design, CX-Design) 디자인의 혁신만이 제조업의 미래를 변화시킬 것이다. 더 나아가 앞으로 개인화로 대변되는 디지털 시대의 고객과 사용자들이 매 순간 더 나은 경험을 기대할 것이 분명해지고 있으므로, 그러한 현상을 포괄적인 ‘비대면 현상’으로 개념화하여 실행 디자인을 설계해 가는 선진화 작업이 절실하다.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업 스스로 혁신의 도구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경영 기법이다. 고객 입장에서 고객들이 체험하고 있는 경험 기반의 혁신을 BaaS(Bigdata-as-a-Service)로 서비스화함으로써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의 올바른 구축은 데이터 관리 역량이 핵심이며 인공지능 주도형 의사결정이 새로운 제조업 경쟁력이다.

아래 그림은 진화되어 온 기업의 경영의사결정의 모형을 보여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즈음하여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 주도형(data-driven)’ 의사결정에 적응해 가고 있다. 데이터는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시켜 줄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활용할 줄 아는 전문적인 프로세서(processor)가 절실하다.

흔히, 프로세서라고 하면 사람일 거라 많이들 짐작한다. ‘데이터 주도형’이라는 용어 자체나, 데이터 선별과 압축의 주체가 인간이며 그 과정들이 인간의 프로세싱(processing)을 전제로 수행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에 담겨있는 가치를 십분 활용하려면,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업무흐름(workflow)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 때에 따라선 인간을 업무흐름에서 배제할 필요도 있다. 그러므로 데이터 주도형에서 인공지능 주도형(AI-driven) 업무흐름으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

데이터 주도형은 데이터에 방점이 찍히지만, 인공지능 주도형은 프로세싱 능력이 핵심이다. 데이터란 더 나은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통찰을 말하는 반면, 프로세싱이란 통찰을 추출해 그 통찰로부터 의사결정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내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는 빅데이터 관리기술을 활용하여 기초 단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미닝 아웃과 같은 개인화 고객을 맞춤형으로 판매 생산(S&OP) 대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고도화 작업이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은 제조업의 이윤 극대화 차원에서 적정한 재고수준이 얼마인지 객관적으로 결정해 줄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이윤을 희생하더라도 더 나은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보다 더 많은 재고를 확보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인공지능은 마케팅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경우 투자수익율이 가장 높을 거라는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품질 수준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연기하고 성장을 완화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 전략, 가치, 시장 상황 같은 정보를 인간이 얻을 수 있다면 인공지능의 합리적 판단에서 물러나는 결정을 할 수도 있다. 결국, 인간과 인공지능을 번갈아 코봇(cobot)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제조업은 미닝 아웃(meaning out) 고객층을 붙잡아야 한다. 개인화된 고객의 특성 속에는 맞춤형이라는 숭고한 가치가 존재한다. 그와 같은 제조업의 핵심가치를 시장과 고객에게 대응시키는 목적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스마트 팩토리는 공장 개선 사업이 아니고 제조업의 생태계를 재건시키는 마중물이다.

미닝 아웃과 같은 특성을 포함하여 제조업은 세대의 특성에 대한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 그것은 공급자 중심 공급망(SCM)에서 수요자 중심 공급망으로 전환되는 길목에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래 제조업의 이익, 품질, 원가, 납기를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여 경영의사결정을 ‘고도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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