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패권 속 韓 진로③]“아슬한 줄타기 그만, 원칙 세워야”

외교 전문가 3인 진단 “미·중 갈등 지속될 것”
  • 등록 2020-06-03 오전 6:00:00

    수정 2020-06-03 오전 6:00: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미·중 갈등은 쉽게 끝날 사안이 아닙니다. 언제까지고 선택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서둘러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강준영 한국외대 교수)

미·중 패권 경쟁이 수십 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현재 시점에서 한국이 서둘러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외교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 미·중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도 중국에 반발하는 상황이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든지 간에 미·중 관계가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미·중 사이 외줄타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홍콩보안법 때문에라도 미·중 관계는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 두 나라와 모두 잘 지내야 한다. 한국은 균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오승렬 한국외대 교수는 “미국의 경우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고 중국도 홍콩과 관련해 예민한 상황”이라며 미·중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어느 편에 서라고 하면 유치한 질문을 하지 말라고 되받아칠 수 있어야 한다. 미·중을 중재할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균형을 잡는 데에는 때로는 명분에, 때로는 실리에 입각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강준영 교수는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또 북한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모두 중요하다”며 “그래서 원칙을 세우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시장 경제와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성장해온 나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오히려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원칙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며 “세계평화를 지향하고 아시아에서의 군사충돌, 영토의 변경 등에 반대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4~5개국을 포함해 기존 ‘주요 7개국(G7)’에서 G11 혹은 G12 체제를 수립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한국이 정제된 반응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오 교수는 “미국이 G11·G12를 추진하는 것은 미국이 (중국에 대항하는) 자기 진영의 세를 불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전략적 의도가 보이는데 문 대통령이 초청에 감사하다고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중히 고려해보겠다 같은 원칙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미국이 G11·G12를 추진해 어떤 의제를 논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기 전이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의 초청에 응하는 것은 타당하다”면서 “회의에 참석하기 전 서둘러 외교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