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노둣돌 놓겠다”는 86운동권 이인영…北김정은 호응 이끌까

김연철 사의표명 17일만에 통일장관 후보
文, 역대 대북특사 총투입·대화복원 승부수
남북긴장 최고조 속 남북관계 반전 모색
4선 의원 여권 실세…대북정책 추진력 기대
인사청문 거쳐야, 당분간 공백 불가피
  • 등록 2020-07-04 오전 9:10:00

    수정 2020-07-04 오후 1:43:34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임기 후반기를 이끌 새로운 ‘대북 라인’을 완성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대북·안보라인의 인적 쇄신을 단행하며, 대북 정책에 ‘올인’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북한에 보여주는 동시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추동을 엿보인 인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6 운동권’ 대표주자인 이인영(56)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 국정 후반기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됐다. 최근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지고 김연철 전 장관이 물러난 지 14일 만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청와대 인사 발표 직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길을 열어야 하는 절박감이 있다”며 “다시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후보자의 통일부 장관 지명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특히 여권에서는 최근 급격히 악화된 남북관계 경색 돌파를 위해 무게감 있는 정치인 출신 통일부 장관이 필요하다는 의견 속에 적임자로 꼽혀왔다. “‘눈치 보지 않고 일 할 수 있는’ 통일장관 후보자에 이 의원 말고는 다른 카드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1964년 충북 충주 출신 4선 의원인 이 후보자는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상징적 인물이다.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내며 대선 직선제 쟁취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를 결성해 초대 의장을 맡았으며, 민주화운동 대부인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최측근이다.

재야에서 활동하던 그를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 새천년민주당에 영입되며 정치계에 입문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구로갑에 출마해 처음 국회에 입성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이범래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이후 19대에 지역구를 되찾아오면서 설욕한 뒤 4선 의원이 됐다.

그는 20대 국회 전후반기 모두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했고 2018년엔 남북경제협력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21대국회 상임위원회도 외통위를 지망해 배정되는 등 통일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다.

특히 정치 입문 전부터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1987년 전대협 선전 문구 ‘통일의 물결로 굽이쳐라 내 사랑 한반도여’를 만든 사람이 바로 이 후보자였다. 초선이던 2007년 저서 ‘나의 꿈 나의 노래’에서는 자신의 정치 목표를 “마침내 통일을 실현하고 평등을 실천하는 정치”라고 썼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왼쪽)을, 국가안보실장은 서훈 국정원장(가운데)을 내정했다. 통일부 장관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사진=연합뉴스).
이 후보자가 인사 청문 절차를 통과하면, 문재인 정부 국정 후반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이행을 추진하는 중역을 맡게 된다. 북한은 지난달 ‘남북관계 파탄’을 선언하며 남북 간 통신선 차단에 이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했다. 남북·북미 대화 활로 모색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당장 북한을 다시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문 대통령이 다시 북미 대화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밝힌 만큼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청문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많은 말씀을 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남북관계의) 새로운 길도 내고, 통일부가 민족의 부가 될 수 있도록 일해보고 싶다”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5000만 국민, 또 8000만 겨레가 함께 다시 평화의 문을, 통일의 꿈을 만들고 싶다”는 일성도 남겼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국정원장에 ‘대북통’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발탁, 서훈 국정원장은 안보사령탑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하며 대북 라인의 새 판을 짰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