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현재 공시 및 IR담당 경력자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모집 기간은 오는 10월까지 3개월 동안이다. 특별한 자격 요건은 없지만, 상장회사에서 3년 이상 경력이 있는 인재를 우선 뽑겠다는 게 카카오페이측의 설명이다. 이는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투자금 바닥..“상장할 때 됐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공개적으로 밝힌 카카오페이의 상장 계획은 내년이지만,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2017년 앤트파이낸셜(알리페이 모회사)로부터 받은 투자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의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2017년 분사한 이후 2019년까지 카카오페이의 누적 당기순손실은 1839억원에 달한다. 올해 손실분까지 고려하면, 이미 앤트파이낸셜로부터 받은 투자금 23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김재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남은 자본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상장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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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카카오페이의 적정 가치를 4조원대로 추정한다. 2017년 분사 당시 인정받았던 기업가치(5800억원)와 비교하면 8배 규모로 커진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를 7조원대로 평가하기도 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20조원이었던 카카오페이 거래액이 올해 60조원으로 뛸 것”이라며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는 7조3440억원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페이 측은 상장 시점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메기로 시작해 고래로 가는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7년 2월 알리페이의 모회사 앤트파이낸셜의 지분 투자(39.1%, 2억달러)를 받았다. 카카오는 이 투자금을 기반으로 카카오페이를 분사시켰다.
카카오페이는 결제와 송금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3300만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매월 한 번 이상 카카오페이 앱과 서비스를 방문하는 이들의 숫자(MAU)는 20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페이는 금융 플랫폼을 추구한다. 지난 5월 카카오페이와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선보인 ‘내보험관리’는 출시 55일만에 25만명이 가입했다. 하루 평균 4000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은행·증권사 웰스메니지먼트(WM) 창구에서 소외됐던 공모펀드 상품도 카카오페이를 통해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하루평균 10만 건 정도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카카오페이와 같은 플랫폼사들의 영향력이 국내 금융 시장에서도 무시못할 정도로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