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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냐”…재산세 인하 강행한 조은희

서초구, ‘공시가 9억 이하 재산세 감경 조례안’ 공포
서울시 “조세법률주의 위반”…대법원 제소 등 조치
과거 청년수당 논란때 복지부 반대에도 서울시 강행
유권 해석·형평성 논란 등 둘러싸고 기싸움 ‘팽팽’
  • 등록 2020-10-24 오전 9:03:53

    수정 2020-10-24 오전 9:03:53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과거 보건복지부가 반대에 나섰지만 서울시는 옳다는 신념을 가지고 청년수당 정책을 밀어붙였습니다. 그때와 지금이 뭐가 다릅니까? 서울시가 세금 인상에 고통을 겪는 시민들을 외면하고 재산세 인하를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치권을 짓밟는 행위입니다.”(조은희 서초구청장)

“재산세 인하는 경제적 약자인 무주택자의 상대적인 상실감과 주택가액에 따른 세 부담의 차별 등으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것입니다. 지역·계층 간 갈등을 초래하는 개정 조례안을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서울시 관계자)

서초구가 서울시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시가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 조례를 23일 공포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건물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재산세 인하를 두고 서울시와 서초구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에게 한해 재산세 감경하는 개정조례안을 서초구가 공포하자 시는 대법원 제소와 집행정지 신청 등을 통해 반드시 막겠다며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된 양 기관의 싸움은 어떻게 결론 날까. 당장 조세법률주의 등 유권해석을 둘러싼 입장 차가 워낙 커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 정부에서 가장 민감하면서도 예민한 문제인 부동산 세금 이슈인데다 서울시장 하마평에 오른 조 구청장에 대한 포퓰리즘 논란마저 일며 정치적인 문제로 파장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청년수당과 닮은 재산세 감경…법원서 결론날까

이번 논란은 과거 청년수당을 둘러싼 갈등과 묘하게 닮아있다. 시계를 4년 전으로 돌려보자. 지난 2016년 서울시가 만 19~29세 청년 5000명에게 매월 50만원씩(최장 6개월)을 지급하겠다고 하자 소관부처인 정부부처인 복지부는 ‘부동의’ 의견을 냈다. 사실상 현재 서울시가 서초구의 재산세 감경안에 대한 재의 요구를 하며 태글을 건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다만 갈등 주체가 중앙정부(복지부) 대(對) 지방정부(서울시)에서, 광역자치단체(서울시) 대 기초자치단체(서초구)로 바뀌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그렇다면 과거 청년수단은 어떻게 결론이 났을까. 2016년 8월 서울시는 복지부의 반대에도 사업을 강행하며 청년 2831명에게 월 50만원을 지급했다. 이에 복지부는 직권취소 처분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며 반격했다. 결국 서울시와 복지부가 행정 소송에 들어가면서 해당 사업은 올스톱됐다. 이후 1년여가 지난 복지부가 서울시는 서로 협력을 약속하며 소를 모두 취소하고, 청년수당을 지급하기로 합의를 봤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수당 문제를 합의할 수 있던 중요한 계기는 사업이 중된된 기간에 정권이 바뀌며 같은 여당 내에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기 때문으로 보여진다”며 “현재 재산세 감경은 여야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쉽사리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감장에서도 재산세 감경을 둘러싼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서초구의 재산세 감경은 ‘포퓰리즘을 노린 상위법령(지방세법 111조3항)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한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재산세 감면을 다른 24개구 자치구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세법률주의 놓고 신경전 “위법” vs “감면은 무관”

서초구가 재산세 감면을 위해 새로운 과세표준 구간을 신설했는지 또는 단순히 세금을 감면하는 기준을 정한 것인지 여부는 대법원의 판단을 가를 최대 쟁점 사항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지방세법 제111조 3항을 살펴보자. 해당 법 조문에는 ‘특별한 재정수요나 재해 등으로 재산세의 세율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조례로 표준세율의 50% 범위 내에서 가감 조정할 수 있도록 탄력세율을 규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서초구의 재산세 감경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연합뉴스 제공)
이미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로 재해에 버금가는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서울시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서초구가 구세 조례로 공시가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에 한정해 세율을 감경한 것은 새로운 과세표준 구간을 신설,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시는 지적한다. 이에 대해 조 구청장은 “과세구간은 세금 부과를 위해 적용하는 것이지 세금 감면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재정자립도나 자치구별 주택 상황을 고려하면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서초구는 공시가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가 전체의 50% 정도인데 동대문, 노원, 도봉구 등은 99%에 해당한다. 용산구, 영등포구도 70~8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지난달 말 열린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서 테이블에 오른 ‘재산세 세율인하’ 안건도 24대 1로 부결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서민 피해가 불가피한 만큼 재산세 환급에 따른 세수 부족분을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거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공시가 급등으로 재산세가 폭등하자 서울 25개 자치구 중 20개 자치구가 각 재정에 맞게 10~40% 가량 재산세를 감경한 전례도 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사진=서초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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