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21일 롯데케미칼에 대해 유상증자 목적은 본업에서의 이익 창출력 악화와 대규모 인수합병 및 계열사 자금지원 등으로 재정부담이 높아짐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1만원으로 기존 29만원에서 하향 조정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
롯데케미칼(011170)의 유상증자 결정은 업황 부진과 무리한 인수, 계열사 지원 등으로 높아진 재무부담의 결과”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8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로 1조1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증자비율은 24.8% 수준이다. 해당 증자를 통해 조달한 금액 중 약 6000억원은 일진머티리얼즈 지분취득 대금, 나머지 5000억원은 납사 매입 등 운영자금에 사용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상증자로 조달 목표하고 있는 1조1000억원은 1 차 발행가 13만원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라며 “최종 발행가액은 13만원과 2차 발행가액(내년 1월16일 산정) 중 더 낮은 금액으로 확정되기 때문에 최종 조달규모는 1조1000억원을 하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대규모 증설 유입으로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지속되며 본업에서의 현금 창출력이 낮아졌다. 하지만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으로 동사는 2조7000억원의 대규모 자금 지출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이 와중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위축 및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영업여건 악화된 롯데건설에 대해 약 9000억원(롯데케미칼 5000억원, 롯데정밀화학 3000억원, 롯데케미칼의 롯데건설 유상증자 참여 879억원) 자금 지원까지 이뤄지며 재정부담은 대폭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보다는 여러 대내외적 요인으로 재정부담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이번 유상증자 발표로 이날과 단기적으로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겠다고 판단했다. 다만 현 상황에서 더 나빠지기도 어려워 보여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상증자 발표로 시장에서 우려하던 자금조달 불확실성이 일단락되었고, 속도와 폭이 상당히 더디긴 하겠지만 내년 상반기를 바닥으로 시황은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또 롯데정밀화학 및 일진머티리얼즈 실적 연결 반영으로 이익의 바텀 레벨도 확보했다는 측면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주가의 탄력적인 상승 트리거로는 중국의 고강도 부양책에 따른 석유화학 시황의 추세적인 회복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이후 운영계획 및 증설 자금조달 불확실성 해소를 꼽을 수 있겠다”면서 “트리거 출현 전까진 2023년 하반기를 바라보며 긴 호흡으로의 매수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