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튀기고 택배 포장까지…요즘 편의점 알바는 '슈퍼맨'

서비스 확장에 알바 업무도 확대…150~200가지 일 '거뜬'
계산·청소·진열 기본업무 외에 카셰어링·전동킥보드 충전도 도와
할 일 늘었지만 시스템 통해 절차·노동력 최소화
대학생 선호 알바 5위…인기 여전
  • 등록 2020-02-20 오전 6:30:00

    수정 2020-02-20 오전 6:30:00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매장 직원이 도시락을 진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방학 기간 서울 종로구 오피스 상권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박 모(21세·남) 씨. 아침 8시에 출근해 입출금 현금을 확인하는 POS(점포관리시스템) 시재 점검을 한 뒤 카운터 밖으로 나갈 새도 없이 손님을 응대하는 출근 시간을 맞이한다.

손님들이 뜸해지면 비어 있는 창고에서 상품들을 들고 나와 진열대를 보충하고 시식대부터 매장 전체를 쓸고 닦는다. 10시가 조금 넘어 도시락 등 간편식품을 담은 배송차가 도착하면 5박스 정도 분량의 상품들을 검수하고 진열해 놓는다.

요즘 인기가 좋은 조각 치킨 즉석조리 식품도 점심시간 전에 미리 조리해 놔야 한다. 12시쯤이 되면 다시 점심시간 손님들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셀프 택배를 접수하려는 고객이 도움을 요청할 경우 이용 안내를 돕기도 한다. 인근에서 배달 접수가 오면 상품을 실수 없이 골라 포장해 놓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정신없는 점심시간을 보내고 난 후에는 카운터에 앉아서 매장에 있는 상품들을 골라 계산하고 점심을 해결한다. 이후 상품 보충과 매장 정리, 정돈을 마치면 퇴근 시간인 4시가 된다. 이렇게 해서 손에 쥐는 월급은 약 140만원이다.

서비스 확대에 할 일 많아진 알바…그래도 부담 없는 이유는

편의점들이 다양한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면서 아르바이트생들의 업무도 확장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고객 접객과 상품 계산, 그리고 매장 청소를 넘어 치킨 튀기기 등 먹거리 제조, 배달을 위한 주문 상품 포장까지 해낸다.

뿐만 아니다. 편의점은 택배 서비스는 물론 카셰어링 서비스와 중고폰 수거, 전동 킥보드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 및 주차 스테이션 등 다양한 셀프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고객이 알아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익숙지 않은 고객들에 대한 안내는 아르바이트생이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자잘한 업무까지 모두 포함하면 아르바이트가 해야 할 일일 150~200여 가지에 달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많은 업무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은 많은 아르바이트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대표 직군으로 꼽힌다. 실제로 알바몬이 지난해 말 4년제 대학생 10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겨울방학에 하고 싶은 아르바이트 직종으로 편의점은 5위(15.3%)에 오르기도 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꾸준히 인기 있는 이유는 집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은 물론,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무의 대다수가 시스템 및 메뉴얼화돼 있어 특별한 사전 업무 지식, 경험, 스킬이 없어도 충분히 업무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업무 관련 궁금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실시간으로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 중이다.
CU에서 도입한 쌍방향 음성대화형 ‘인공지능 보이스봇’(사진=BGF리테일)
실제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개별 상품별로 판매 수량, 재고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물류 검수도 전산을 통해 원터치로 할 수 있다. 같은 서비스 상품 판매도 포스 상에 분류 및 판매 절차가 간소화돼 있다.

택배, 버스카드 충전, 공과금 납부, 식권·팝업스토어·항공권 결제 서비스, 하이패스 단말기 판매 및 금액 충전 서비스, 공공요금 수납, 온라인 쇼핑몰 결제 대행 등 복잡해 보이는 서비스도 POS에서 진행하는 결제 서비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군고구마·치킨뿐 아니라 베이커리에 이르는 먹거리들도 근무자의 노동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상품은 완제품 형태로 입고돼 별도 손질이나 세척 과정이 필요 없다. 조리 역시 기기에 넣거나 올려놓고 버튼 한두번만 누르면 된다. 즉석 상품별로 구성된 매뉴얼을 따라하기만 하면 누구나 즉석요리를 할 수 있다.

창업시 가맹비 할인 등 혜택도 제공

주요 편의점들은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먼저 GS25는 최소 3개월~6개월간 근무한 ‘스토어 매니저’가 GS25 창업을 희망할 경우 절차를 거쳐 가맹비를 최대 30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GS25는 지난 2016년부터 아르바이트의 호칭을 스토어 매니저로 변경한 바 있다. 본부가 100% 비용을 지원하는 단체 상해 보험도 적용 중이다.

아르바이트 대신 ‘스태프’라는 명칭을 쓰는 CU 역시 조건을 갖춘 스태프를 대상으로 CU 창업 시 가맹비의 일부를 지원해 주거나 BGF리테일 입사 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주는 우대 채용 제도를 운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는 카운터에서 단순 계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점주를 도와서, 때로는 점주를 대신해 편의점 경영을 하는 사람”이라며 “편의점 운영에 필수 불가결한 존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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