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만났습니다]①홍윤철 교수 "비대면 의료, '공유병원' 도입해 1차 개원의 대상 추진해야...

홍윤철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인터뷰
이광재 의원과 비대면 의료 밑그림 작업중
원격의료 반대, 대학병원 쏠림으로 의료체계 붕괴
지역사회 강화하는 방향으로 비대면 의료 추진해야
'공유병원' 구축하고 대학병원 협력시스템 갖춰 추진
공유병원, 대학병원 MRI·CT시설 갖춘 개원...
  • 등록 2020-07-01 오전 6:00:00

    수정 2020-07-01 오전 6:06:27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공공과 민간의 협력시스템인 ‘공유병원’을 구축해 1차 개원의만을 대상으로 비대면 의료를 도입해야 합니다.”

정부여당이 도입하려는 비대면 의료와 관련해 검토 방안이 될 수 있는 밑그림이 드러나 주목된다. 비대면 의료는 정보통신(IT)기술 등을 이용해 환자를 대면하지 않고 진료를 하는 것으로 청와대와 여당에서 의료계 반발을 부르는 원격 의료를 대신해 사용하는 용어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비대면 의료 추진에 나선 홍윤철(사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19일 이데일리와 만나 “비대면 의료는 지역사회 의료(1차 개원의)를 강화하는 방향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설립한 공유병원은 대학병원 수준의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내시경 시설을 갖춘 곳으로 지역사회 개원의들이 환자를 진료할 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을 말한다. 미국의 지역사회에 있는 ‘개방(형)병원’과 유사한 병원이다. 홍 교수는 비대면 의료의 전제조건이자 1차 개원의의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공유병원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원격의료에는 분명히 반대한다. 원격의료하에서는 대학병원, 종합병원 쏠림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어 의료체계가 무너진다”며 “대학병원도 중증질환, 난치성질환을 볼 수 없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지역사회 병원은 붕괴해 국민 건강을 증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원격의료 기술을 1차 개원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비대면 의료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비대면 의료를 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 ‘공공-민간 협력 시스템’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며 “동네 병의원을 안 가고 대학병원을 가는 이유는 대학병원이 가진 의료기기와 협진 시스템, 의사 명성 때문인데 이를 시군구에 설치할 공유병원 및 공립대학병원, 동네 병의원과의 협력시스템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해결해주면 대학병원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원격 의료에 어떤 입장인가

-원격의료는 잘못된 정책이다. 원격의료는 통신망을 이용해서 장소와 거리 제한없이 의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진료 방식이다. 원격의료에서는 ‘지역사회 의료-전문병원-대학병원’의 의료체계가 붕괴한다. 대학병원, 종합병원의 쏠림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 병의원이 다 망하면 국민 건강을 증진할 수 없다. 대학병원은 중진질환, 난치성질환을 봐야 할 임무가 있다. 하지만 감기나 가벼운 질환을 대학병원에서 다 진료한다고 하면 진료 거부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학병원도 감당할 수 없다.

△원격 의료와 비대면 의료는 용어는 다르나 사실 같은 진료방식이다. 어떻게 비대면 의료를 추진하겠다는 건가

-지역사회의 의료기반, 특히 1차 의료기관의 의료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비대면 의료를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민간 협력 시스템’을 지역사회에 먼저 갖춰놓고 1차 개원의만을 대상으로 비대면 의료를 추진하자는 거다. 동네 병의원을 안 가고 대학병원을 가는 이유가 뭘까. 대학병원이 가진 의료기기와 협진 시스템, 의사 명성 등 때문이다. 이런 대학병원 쏠림 현상을 가져오는 요인을 시군구에 설치할 공유병원 및 공립대학병원, 동네 병의원과의 협력시스템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해결해주겠다는 거다. 비대면 의료에 필요한 인프라(정보통신 플랫폼) 역시 공공 인프라로 깔아주는 방안이다.

△공유병원이 뭔가

-대학병원 수준의 MRI, CT, 초음파, 내시경 시설을 다 구비해놓고 지역사회 개원의들이 환자를 진료할 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을 말한다. 공유병원에는 구비된 의료 장비를 이용해 건강검진을 하는 소수의 상주의사가 있고 나머지는 모두 개원의들이 소속(계약)돼 활동하게 된다. 미국에 있는 ‘개방(형)병원’과 유사한 것을 비대면 의료 차원에서 우리도 하자는 것이다. 개방형 병원은 2·3차 의료기관의 시설, 장비와 인력 등을 지역사회 의료기관에 개방해 활용토록 하는 제도다. 가령 공유병원이 설립되면 동네 병의원 내과 의사가 배가 아파 방문한 환자에게 CT 촬영이 필요할 때 인근 시군구의 공유병원에 가서 찍어오라고 오더(지시)를 내릴 수 있다. 마치 대학병원에서 암을 치료하는 종양학과 교수가 자기병원에서 CT, MRI 촬영 지시를 내리는 것과 같다. 이렇게 되면 대학병원 쏠림 현상을 가져오는 의료기기 문제는 해결된다.

△협진체계와 명성 문제 등은 어떻게 되나

-(공유병원형 비대면 의료에서는) 동네 병의원과 대학병원과의 협력체계가 구축된다. 그러면 그 네트워크에서 당연히 협진이 일어날 수 있다. 명성 문제는 쉽게 얘기하면 오진 가능성이다. 동네 병의원에 가면 의사가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는데 반해 대학병원은 누군가 잘못해도 누군가가 거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 이는 진단과 처방을 과학적이고 합법적인 틀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진료 가이드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다. 비대면 의료하에서는 진료 가이드라인도 아예 국립대학병원과 동네 병의원이 공유하자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장비, 협진, 명성 등 3가지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

△환자 입장에서 공유병원으로 움직일 거라면 그래도 대학병원에 가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대학병원에 가면 환영받나? 대학병원에 가면 3분 미만 진료를 받는다. 하지만 (공유병원형) 비대면의료가 시행되면 지역사회에서 나를 잘 아는 의사가 대학병원과 똑같은 장비로 검사를 하고 진료해서 돌봐준다. 처음에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지만 몇 번 경험하면 다르게 생각할 거다. 대학병원 의사 명성도 사실 의사 명성이 아니다. 대학병원 시스템이 주는 거다.

△ 1차 의료기관의 질이 똑같아지거나 경쟁이 사라져 하향 평준화될 우려는 없나

-1차 의료기관간 경쟁압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비대면 진료를 위한) 플랫폼만 공공에서 깔아주고 진료 가이드라인만 제공하는 거지 진료는 개원의가 각자 알아서 한다. 공유병원에서의 진료 수가는 최소한의 공유병원 이용료만 빼고 진료를 한 개원의가 다 가져가는 구조다. 때문에 각자 열심히 하는 곳이 더 많은 환자를 볼 수 있다. 하향이 아니라 수준이 향상되는 거다.

△구상하는 비대면 의료 모습을 정리한다면

-비대면 의료는 우선 1차 의료기관만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바로 모 대학병원 모 의사에게 비대면 진료를 받는 건 허용하지 않는다. 비대면 의료는 또 재진부터 적용돼야 한다. 초진은 반드시 대면으로 해야한다. 허용하는 질환의 경우 골절, 출산, 수술 등 전문성 질환을 제외한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다. 현재 동네 병의원이 진료하고 있는 질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비대면 의료 범위는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처방과 진료 모두 허용된다. 일단 시범사업으로 비대면 의료를 시작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공유병원은 전국 시군구(228개)에 적어도 1개 이상을 두고 점차 늘려나가는 안을 생각중이다.

◇홍윤철 교수는…

△1960년 서울 출생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가톨릭대 예방의학 박사 △환경독성보건학회 회장 △2008년~현재 아시아 환경보건포럼 대기질분과위원장 △2019년~현재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대한예방의학회 차기이사장, WHO 서태평양지부 기후환경자문위원회 위원장(현재)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이데일리

  •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