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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총천연색으로 춤을 춘다. 짧기도 굵기도 한 띠들이 말이다. 겹치고 겹친 수십 수백의 띠들 덕에 이 화면에는 본바탕이란 게 있었나 싶을 정도다.
작가 임상빈(46·성신여대 서양화과 교수)이 만든 이 난장은 무의식의 에너지란다. 아무 계획도, 아무 의도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손안의 붓끝에 댄스본능을 심어놓은 건데. 그렇게 차고 넘치는 율동감을 입은 붓질에서 기운생동이 뻗쳐 나와 작가조차 예상치 못한 생명력을 뿜어낸다는 거다. 이를 두고 작가는 라고 했다.
작가는 수많은 획과 획이 얽히고설키면서 어떤 힘과 기운을 만드는 ‘광경’을 의도했단다. 뭉뚝하든, 날씬하든, 납작하든, 도톰하든 그냥 ‘한 획’이라고. 그 한 획들이 크고 작은 얼굴과 소리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현장을 옮긴 그림 ‘화획’은 세상풍경의 압축판이었다.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갤러리나우서 여는 개인전 ‘화획’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145.5×112.1㎝. 갤러리나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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