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 여교사와 사귄다고 하니 '친하겠죠'" 학부모 분통

  • 등록 2024-06-21 오전 7:55:32

    수정 2024-06-21 오전 7:56:2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가 동성 제자와 수개월간 교제를 한 사실을 알고도 교육청이 ‘친한 사제 관계’라며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자 해당 학생의 부모는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0일 TJB대전방송에 따르면 딸이 여교사와 지난해 9월부터 신체적 접촉을 포함한 부적절한 교제 중이란 사실을 알게 된 학생 어머니는 같은 해 11월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교육당국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가 동성 제자에 보냈다는 편지 (사진=TJB대전방송 영상 캡처)
학생 어머니는 “남자친구를 사귀었으면 좋겠는데 왜 여자애를 사귀고 있냐. 그것도 학교 선생님인데, 이렇게 얘기했더니 교육청에선 그냥 ‘친하겠죠’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증거가 있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교육청에 말할 게 아니구나. 이건 어떤 해결도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학생 어머니는 경찰에도 알렸지만 동성 제자과 교제 중인 교사를 사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학생 가족은 “교제 사실을 학교에 알리려 하자 만나지 않겠다던 교사는 돌연 태도를 바꿔 학생 태도가 안 좋아질 거라며 압박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교사는 지난 2022년에도 또 다른 여중생 2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폭로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시교육청은 이 사건이 보도되자 합동조사반을 꾸려 당시 민원을 접수했던 동부교육지원청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해당 교사는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으며 동성 교제 사실을 온라인에 유포한 학생들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남교사와 여학생, 여교사와 남학생 등 교사와 제자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주로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가 적용됐다.

피해자 동의가 있어도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해 간음 또는 추행한 19세 이상의 자에 적용된다.

앞서 2022년 대구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그루밍’이라며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그루밍 성범죄자들은 상대를 신뢰하기보다는 욕망의 해소 도구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도덕적으론 비난 가능성이 높으나, 문제는 현행 법률이 폭력도 없고 협박도 없다 보니까 일단 강간에는 해당이 안 된다”며 “그래서 의제 강간 연령을 둬서 나이가 어리면 이런 행위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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