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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인간변호사 압도한 `알파로`, 영그는 `법률AI계 퀄컴`의 꿈

국내 첫 법률AI `알파로` 개발자 임영익 인텔리콘 대표
"법률AI업계 퀄컴 될 것…AI, 변호사 대체 아닌 조력자"
"리걸테크 선진국 美 비하면 황무지…생태계 조성 시급"
  • 등록 2019-09-11 오전 6:19:00

    수정 2019-09-11 오전 6:19:00

임영익 인텔리콘 대표. (사진=인텔리콘 제공)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실제 결과는 충격 그 자체였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5층. 인간 변호사와 인공지능(AI) 변호사 간에 이뤄진 `알파로(AlphaLaw) 경진 대회`는 AI 변호사의 완승으로 끝났다. 변호사 2명으로 꾸려진 인간 변호사 9팀과 AI의 도움을 받은 `리걸(Lega)l AI` 3개팀 등 총 12개팀이 출전한 대회에서 AI 협업팀이 1위부터 3위까지를 싹쓸이했다.

대회에선 근로계약서 3종을 40분간 분석한 뒤 보고서를 작성해 심사위원 3인에게 블라인드 평가를 받았는데, 150점 만점에서 AI 협업팀들만 100점 이상을 기록했다. 4위를 차지한 인간 변호사팀 점수가 61점인 걸 감안하면 AI 협업팀의 압도적 승리였던 셈이다. 특히 이 중 일반인이 AI 도움만으로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를 이기고 3위를 차지한 팀도 있어 충격의 강도는 더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근로계약서 분석·자문 정도에 불과하지만 일반인들도 AI 도움만으로 법률적 검토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활약한 AI는 인텔리콘 메타연구소가 개발한 C.I.A(Contract Intelligent Analyzer)다. 이는 △딥러닝 △자연어처리 △기계독해 △법률 추론기술 등이 융합된 것으로, 근로계약서와 비밀유지계약서를 분석해 상세한 해설을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노동법 AI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임영익(49·사법연수원 41기) 인텔리콘 대표는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법률AI 분야의 `퀄컴`이 되겠다”고 힘 줘 말했다. 퀄컴은 모바일 반도체칩 세계 1위 업체다.

사법연수원 섭렵한 공학도…“AI는 인간 조력자”

임 대표는 서울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공학도다. 전공과목 외에 물리학·수학·전자공학 등을 넘나들며 공부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대 후반 메타연구소를 설립해 AI 수학교육시스템을 연구했고 대법원 정보 전산화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자신이 법률 관련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뇌과학을 공부하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당시 유튜브가 거액으로 구글에 인수되고 딥러닝 논문이 발표되는 등 AI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확인한 그는 본격적으로 법률AI 분야에 뛰어들었다.

임 대표는 “구글과 IBM이 손을 댈 수 없는 AI 영역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예전 대법원 전산화사업을 했던 것이 떠올랐다”며 “법률전문가 친구들에게 법을 배우면서 법률의 매력에 빠졌고 사법고시를 본 뒤 사법연수원에 들어가 판결문 자동작성기 연구를 시작으로 구체적 작업에 들어갔다”고 회고했다. 2013년 창조경제 분야가 각광을 받던 시기, 임 대표의 아이디어는 국가 연구개발(R&D)에 당선되며 AI 변호사 개발의 서막이 열렸다.

이처럼 법률AI 분야에 뛰어든 지 7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지만 걱정도 많다. 법조계에서는 아직 장밋빛 미래 보다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편이기 때문. 변호사시장 포화와 맞물려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그 중 하나다. 하지만 그는 AI가 변호사 직군을 대체할 것이란 생각은 기우라고 선을 그었다.

임 대표는 “AI는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오는 터미네이터 같은 존재가 아니다”며 “폭행·협박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일상용어로 입력을 해도 관련 법률이나 판례를 찾아주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의 조력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라는 기술을 잘 몰라 생기는 막연한 공포감일 뿐 조력자로서 일처리를 더 쉽게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심리적 공포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앞으로 (법조계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 대표는 향후 계약서 자동분석기 C.I.A를 일상 모든 영역의 계약서까지 검토하는 `만능 C.I.A`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하반기에는 더 좋은 모델을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미리 귀띔했다.

“법률 AI 후학 양성 위한 교육 생태계 조성 필요”

세계적으로 법률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01년 온라인상에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로펌 `리걸줌(LegalZoom)`을 시작으로 리걸테크의 서막을 열었다. 미국 위스콘신주 검찰은 법률AI 스타트업인 노스포인트에서 만든 법률AI `컴퍼스(Compas)`를 형량 구형에 활용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리걸테크 스타트업만 1000개가 넘는다.

이에 비해 현재 국내 리걸테크 영역은 황무지에 가깝다. 특히 인텔리콘을 빼면 법률AI 분야 스타트업은 거의 전무하다. 임 대표가 국내 법률AI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인 셈이다.

임 대표는 법률AI를 국가 경쟁력 산업분야로 키우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관련 생태계 조성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특히 미국 스타트업 요람으로 불리는 스탠퍼드대를 예로 들었다.

그는 “스탠퍼드 로스쿨의 경우 컴퓨터 공학도들과 융합해 리걸테크 산업 관련 프로그램인 `COEDX`를 만들어 법률AI와 리걸테크를 가르쳐 주고 있다”고 소개한 뒤 “실리콘밸리와 연결해 산학 프로그램을 조성하는 선진국처럼 우리도 산학프로그램이나 교육프로그램을 잘 만들어 벤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특히 법률AI 분야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역수출할 길도 넓은 만큼 실질적으로 많은 인재가 법률AI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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