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비밀묘지 유해서 들춘 '폭력의 증언'

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268쪽|은행나무
  • 등록 2020-12-23 오전 6:00:00

    수정 2020-12-23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니클 캠퍼스에서 어느 날 의문의 비밀 묘지가 발견된다. 이곳에 있는 것은 두개골에 금이 가고 갈비뼈에 산탄이 박힌 유해들. 전국의 언론이 이 사건을 주목하자 뉴욕에 거주 중인 엘우드 커티스는 진실을 밝힐 때가 왔음을 깨닫고 과거 자신의 친구가 겪은 엄청난 일을 세상에 알린다.

‘니클의 소년들’은 2017년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의 신작이다. 그는 3년 만에 발표한 이번 장편소설로 퓰리처상을 다시 수상하는 기념비적인 영예를 안았다. 100여 년의 퓰리처상 역사상 두 번 이름을 올린 작가는 이전까지 부스 타킹턴, 윌리엄 포크너, 존 업다이크 단 세 명에 불과했다. 화이트헤드는 이번 수상으로 역대 네 번째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의 ‘더블 수상자’가 됐다.

소설은 불의의 사건으로 감화원에 보내진 주인공 엘우드를 통해 1960년대 미국의 인종분리를 정당화한 ‘짐 크로법’(Jim Crow Laws) 시대의 차별과 폭력을 조명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를 통해 버스 보이콧 운동,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 등 흑인 인권 운동의 중요한 기점과 감화원에서의 은밀한 폭력의 증거를 한 편의 연대기로 엮어서 펼쳐보인다.

화이트헤드는 한 인터뷰에서 “‘니클의 소년들’은 힘 있는 자들이 약자를 학대하고도 교묘히 빠져나가 결코 책임을 추궁받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인종차별과 인간의 악행은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 수년간 지속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좌절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 희망을 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소설 속에서 세상의 부조리와 맞서는 엘우드를 통해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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