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송파헬리오시티 상가도 비었다…'마이너스 P'까지 등장

죽쑤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 속출'
대단지 아파트 상가=수익 보장' 공식 깨져
DMC에코자이, 상가 30개조차 ‘완판’ 실패
코로나발 경기침체로 문의조차 뚝
  • 등록 2020-04-09 오전 6:20:00

    수정 2020-04-09 오전 6:20:00

[이데일리 김다은]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최저가에 살 수 있는데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공실이 이렇게 많은데 누가 분양 받으려고 하겠나.”(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인근 H 중개업소)

“미분양은 물론이고 이미 분양받았던 상가도 손해를 감수하고 더 싸게 팔려고 한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상가도 불경기를 피하기 어렵다.”(수원시 영통구 ‘광교중흥S클래스’ 인근 I 중개업소)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소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아파트 청약 열기와 상반된 모습이다. 심지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상가 분양권을 넘기는 ‘마이너스 프리미엄(피)’까지 등장했다.

지난 8일 방문한 헬리오 시티 내 상가의 모습(사진=황현규 기자)
◇“분양가보다 싸게”…‘마이너스피’까지 등장

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안에 있는 상가 700개(일반분양 165개) 중 10개가 아직 미분양 상태다. 헬리오시티가 9510가구로 대단지인데다가 청약 당시 경쟁률도 최고 334대 1을 기록한 탓에 단지 내 상가도 완판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2018년 입주가 시작된 이후에도 단지 내 상가 미분양 물량은 빠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K공인 중개업소는 “미분양 물량이라 입찰 예정가에 바로 살 수 있는데도 문의하는 사람이 올해 들어 한 명도 없었다”며 “입주민이 1만명 가까이 되는 단지란 사실이 무색할 정도”라고 말했다.

미분양은 물론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겠다는 ‘마이너스 피’을 붙힌 단지 내 상가도 등장했다. 지난해 5월 입주한 수원시 광교지구 중흥S클래스다. 이 단지 내 미분양 상가는 83개로, 613개 상가 중 530개 상가만이 분양된 상태다. 중흥S클래스(2231가구)는 2015년 당시 청약 경쟁률이 최고 539대1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상가 완판은 5년이 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계약금(15%)을 포기하고 분양권을 넘기겠다는 상가도 나왔다. 계약금 5500만원을 제외한 3억 7000만원(전용 27㎡)짜리 분양권을 넘기겠다는 상가가 나타난 것. 이 외에도 ‘마이너스 피’로 매물 시장에 나온 단지 내 상가는 5곳이 넘는다. 인근 중개업소는 “경기 침체로 상가 분양에 대한 관심이 적어졌다”며 “임차인 구하기도 어려워 수익률도 낮은 마당에 아예 분양권을 내놓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규모 상가 단지에만 미분양이 있는 것은 아니다. 30개 남짓한 단지 내 소규모 상가도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입주 5개월 차 서대문구 DMC에코자이 내 상가 30호실 중 4호실이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겨져 있다. 이 단지는 1047가구 규모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모습. 헬리오시티는 9510가구 규모의 대단지이다. (사진=황현규 기자)
◇공실률 50%…“임대도 안 되는데 누가 분양 받나”

아파트 분양과 달리 단지 내 상가 미분양이 급증한 것은 경기 침체, 배달앱 등장 등으로 ‘공실 우려’가 커진 탓이다.

실제 헬리오시티의 경우 분양을 마친 상가 중 50%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1층을 제외한 2~4층 상가의 80%는 공실 상태라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임대 문의도 뚝 끊긴 상황이다. J중개업소 관계자는 “자리가 좋은 1층을 제외하고 2층은 텅텅 비어있다”며 “누가 공실이 넘치는 상가단지 분양에 나서려고 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난 달 미분양 상가에 대한 문의는커녕 임대 문의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 중심 소비로 변화하면서 단지 내 상가 미분양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소비가 줄고 온라인·배달 중심의 소비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과거처럼 확실한 배후 수요(입주자)를 보장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도 “입지로 볼 때 단지 내 상가에 입점 가능한 업종은 음식점, 병원 등 제한적”이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 침체까지 겪게 되면서 입점 희망 상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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