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관용의 軍界一學]체력 약하고 수영도 못해…해군 신병교육 다시 5주

  • 등록 2020-05-17 오전 9:57:08

    수정 2020-05-17 오전 10:03:5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개혁 2.0에 따라 병 복무기간이 3개월 단축되면서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저마다 신병교육 기간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장병들의 체력 저하와 정신전력 미비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해병대에 이어 해군도 신병교육 기간을 다시 1주일 연장키로 한 배경입니다. 병 복무기간 단축으로 신병을 조기에 야전에 배치하려 했던 것이지만,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해·공군 및 해병대, 신병훈련 1주씩 단축

국방부는 지난해 1월 병 복무기간 단축과 연계한 신병교육 체계 개편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공군과 해병대는 신병 훈련 기간을 각 1주씩 단축하기로 했습니다. 국방부가 통제하는 상부과목 시간을 줄이고, 기초군사훈련과 보수교육의 중첩되는 부분을 조정해 해군과 공군은 기초군사훈련을 4주로 조정했습니다. 해병대 역시 7주간의 신병 교육기간을 6주로 줄였습니다.

그러나 신병훈련기간 단축이 시행된지 1년여 만에 이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됐습니다. 줄어든 교육으로 장병들이 야전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본 능력을 기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해병대는 올해 2월부터 7주에서 6주로 줄였던 훈련기간을 다시 1주일 연장했습니다.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해병대 기질이 함양된 정예해병 양성’이라는 교육목표 달성에 6주는 너무 짧다는 것입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입소한 신병은 1주차에 신체검사와 피복 수령 등의 과정을 거쳐 2주차부터 본격적인 교육훈련을 받습니다. 이번 교육훈련 기간 연장으로 전투사격술과 총검술, 정신교육, 천자봉 정복훈련, 체력단련 등의 시간이 늘었습니다.

해군 신병들이 전투수영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해병대 이어 해군도 ‘원위치’

해군도 올해 8월31일 입대하는 장병들부터 신병훈련을 다시 5주 동안 실시키로 했습니다. 3급 이상 체력을 검증받은 장병이 기존 5주 훈련 때는 58.6%였지만, 현재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49.6%로 9%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군은 전투수영과 고무보트(IBS) 훈련을 실시합니다. 해상에서의 생존능력 배양을 위한 전투수영 훈련 기간 동안 훈련병들은 25m를 수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전혀 수영을 못하는 인원이라도 수영 훈련이 끝날 때쯤에는 대다수가 어느 정도의 수영 능력을 보유해야 합니다.

그러나 해군 측은 구체적인 수치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25m 전투수영이 가능한 장병의 수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전투체력과 전투기술, 군인기본자세 등을 포함한 전투임무수행 역량 구비를 위한 최소한의 교육훈련기간은 5주는 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해군은 이번 신병훈련기간 개편에 따라 개인별 및 맞춤형 체력단련 시간을 총 22시간 추가했습니다. 이같은 체력단련 시간은 기존에는 없었던 항목입니다. 또 사격훈련과 야전훈련을 16시간 확대하고, 필승의 군인정신 함양과 군인 기본자세 확립을 위한 교육훈련도 19시간 확대키로 했습니다.

앞서 육군의 경우에도 훈련기간을 4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육군훈련소와 9사단 훈련병을 대상으로 한 시범적용에서 야전부대 전투원에게 꼭 필요한 핵심 전투기술 수준이 기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기존 5주 모델을 고수하기로 한 것입니다.

해군 신병들이 야외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국방부가 거역할 수 없는 ‘대통령 공약’

국방개혁 2.0에 따른 군 구조 개편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상비병력 규모 축소는 어쩔 수 없다지만, 이에 더해 병 복무기간까지 단축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국방부는 병 복무기간 단축 정책에 대해 현대전 양상의 변화에 발맞춰 과학기술군으로 정예화하는 국방개혁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복무기간 단축에 따라 인원은 감소하지만, 첨단 전력을 증강하고 숙련도가 필요한 보직은 부사관으로 대체해 병사들이 전투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첨단전력으로의 전환은 더디고, 병사들의 임무를 부사관으로 대체하는 것은 예산 문제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무리 무기체계가 좋아지고, 첨단화 된다고 해도 결국 이를 운용하고 관리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병사들의 사역 임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병 복무기간 단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습니다. 국방부가 관련 논리를 만들고 정책들을 끼어맞춘 형국입니다. 결국 이번 정부의 병 복무기간 단축 정책의 배경은 청년들의 병역에 대한 부담 완화와 장병들의 조기 사회진출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국방의 관점으로 병 복무기간을 단축한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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