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원 못 채우는 대학의 위기, 느슨한 방식으론 못 푼다

  • 등록 2021-01-14 오전 6:00:00

    수정 2021-01-14 오전 6:00:00

2021학년도 전국 대학의 정시모집 마감결과를 보면 상당수 대학들이 정원을 못채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09개 일반 대학중 40%에 해당하는 83개교(교육대제외)가 경쟁률이 3대 1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수험생 1인당 3회까지 지원이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달이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대학의 정시경쟁률은 2.7대 1로 일부 거점 국립대를 제외한 대부분이 신입생 모셔오기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전체적으로도 올해는 지원자 숫자가 대학 정원에 못 미치는 첫 해로 기록될 것 같다고 한다. 대학 정원은 49만 5000여명이나 고3 재학생과 재수생 등 대입가능 자원은 47만 9000여명으로 1만 5000여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2024학년도에는 12만 3000여명이 미충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한때 “벚꽃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이 돌았던 지방 대학가에서 요즘은 “벚꽃피는 순서 상관없이 다 망한다”는 한탄이 나올만 하다. 등록금 면제, 기숙사 무료 등 다양한 혜택을 앞세워도 정원을 채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수도권 일부 대학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학의 위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정부가 대학 개혁을 제대로 이행해왔는지 의문이다. 정원 감축과 관련해 교육부가 자율유도 방침을 유지한 결과, 대학 정원은 줄지 않았고 그 결과 대학마다 신입생이 없어 쩔쩔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재정난과 임금 체불 등에 빠진 대학들이 출현하고 있고 그 숫자는 대폭 늘어날 것이 뻔한 수순이다.

부실 대학들의 다수가 사학이어서 인위적으로 폐교시킬 수 없는 한계는 있다. 법적인 문제점도 있지만 정부 스스로 대학 개혁에 느슨한 자세여서 구조 개혁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분위기 탓에 현 정부 들어 경영난 등으로 폐교된 대학은 5개 대학 뿐이다.

학생이 없는 대학은 존재 이유가 없다. 폐교의 경우 남은 교직원과 학생의 문제, 지역 사회 영향 등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막대한 혈세를 지원해 부실 대학을 유지시키는 것도 명분이 없다. 위기의 대학을 살리기 위한 보다 과단성있는 정책이 교육부에 필요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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