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기피는 옛말… 자리 꽉 찬 결혼식장

올해 윤달 들어…5월23일~6월20일
‘비어있는 달’이란 이유로 결혼 기피 풍조
젊은 예비부부, 윤달 신경 안 써…호텔 웨딩 예약 평년보다 되레↑
  • 등록 2020-02-20 오전 6:45:00

    수정 2020-02-20 오전 6:45:00

(사진=웨스틴조선호텔)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윤달에 결혼을 피하는 일도 옛말이 됐다. 윤달은 ‘비어있는 달’이라 불리며 결혼식을 꺼려하는 풍조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 예비 부부들은 윤달을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들이 원하는 날짜에 식을 진행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고급스러운 결혼식을 원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윤달에도 불구하고 호텔을 찾는 젊은 부부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윤달(양력 기준 5월23일~6월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웨딩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GS리테일의 자회사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역시 해당 기간 동안 웨딩 예약은 모두 찼다. 파르나스 관계자는 “요즘 젊은 예비 부부들은 윤달을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영향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서울 고급 호텔들도 이번 윤달 웨딩 예약률은 낮지 않다고 밝혔다.

윤달은 윤일, 윤년과는 달리 음력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양력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약 365.24일을 12개월로 나눈 역법이다. 한 달에 30일과 31일을 적용(2월은 28일)해 1년이 총 365일이 되도록 맞추는데, 매년 남는 0.2422일을 4년간 모았다가 2월에 하루를 더한다. 이에 따라 하루가 더 해진 해는 윤년, 그리고 그 해에 추가된 2월 29일은 윤일이라 불린다.

반면 음력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로 변하는 주기, 즉 약 29.5305일을 한 달로 본다. 즉 1년이 354일로 양력에 비해 11일이 짧다. 결국 양력과 차이를 메우기 위해 음력에서는 2~3년 주기마다 윤달을 둬 주기를 맞추는 것이다.

윤달은 평년 보다 한 달이 더 있어 덤으로 주어진 달, 또는 의미없이 비어진 달이란 의미에서 ‘공달(空달)’이라고 불렸다. 윤달은 도교적 관점에서 인간을 감시하는 신이 없는 달이라 여겨져 이장, 결혼 등 갖가지 행사를 진행해 왔다. 다만 세월이 지나며 윤달에 대한 개념이 곡해돼 결혼을 기피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는 “조선 왕족과 사대부들은 각자 자신들의 사주로 길일을 택했지만 이것이 어려웠던 평민들은 그러지 못해 윤달을 신이 없는 달이라 생각해 각종 행사를 진행했다”며 “세월이 지나며 단순히 윤달이 음의 기운이 강하다는 식으로 와전돼 결혼을 피하는 문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7년 윤달 기간(6월24일~7월22)까지는 결혼식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7월 결혼식 건수는 2만1154건에서 2017년 1만8964건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윤달이 지나간 이듬해 7월 결혼식 건수는 2만91건으로 다시 늘어났다. 2017년 6월 결혼식 건수는 2만2292건으로 2015년과 2018년 대비 많았는데, 윤달이 시작하는 6월 말을 피해 6월 초중순에 결혼식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에는 윤달을 따지는 사회적 분위기도 점점 옅어지는 추세다. 웨딩플래너 협회 관계자는 “최근 젊은 커플들은 결혼식 날짜를 정할 때 윤달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호텔은 물론 일반 웨딩홀도 윤달의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모님의 발언권이 큰 결혼식의 경우 윤달을 기피하는 성향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값비싼 호텔 결혼식의 경우 윤달에도 불구하고 식장을 구하려는 신혼 부부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단 설명이다. 한 5성급 호텔 관계자는 “호텔 예식은 한정된 장소로 예비 부부들이 맘에 드는 날짜에 예약하는 것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더욱이 이번 윤달이 결혼 성수기인 5~6월에 걸려 외려 예약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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