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들은 마을버스에 대한 법적 의무와 운행 권한이 없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양측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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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시와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열린 구청장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마을버스 발전과 제도 개선 논의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의결하고 서울시에 참여를 제안했다. 서울시는 현재 TF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문제는 올해 재정지원 대상 업체가 늘면서 시 지원금이 일찌감치 바닥났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서울시가 올해 마을버스 지원금으로 편성한 240억원은 지난 6월 이미 소진했다. 재정지원을 받는 업체는 올 하반기 100여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곳이나 늘었다. 이에 시는 110억원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해 7월부터 11월까지 매달 21억원씩 지원했지만, 12월분은 내년 1월분 예산으로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코로나 여파로 지하철·버스업계 적자가 1조5000억원이나 누적된 가운데 마을버스 지원금까지 더해지자 지난 9월 지원금의 30%를 자치구에 부담하라고 통보했다. 시가 적자를 이유로 회계감사를 받지 않은 마을버스업체에 무작정 세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조례 개정으로 재정지원을 받는 마을버스에 대한 외부 회계감사가 의무화되면서 내년 4월 말까지 그 결과를 시에 제출해야 한다”며 “마을버스의 경우 운송과 광고수입 외 시에 보고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감사 결과를 토대로 각 회사 자산과 기타 수입, 재무건전성 등을 꼼꼼히 따져 추가 지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 같은 원칙에 입각해 내년도 마을버스 관련 예산을 230억원으로 책정했다.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태가 연중 지속되지 않는다는 전제로 짠 예산이다.
TF 구성에 참여하고 있는 협의회 관계자는 “마을버스는 민영이지만 공공재 성격도 강한 만큼 제도적인 문제와 재정 지원 등 총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서울시에 TF 구성을 제안했다”면서 “지방 자치·분권 시대에 맞춰 자치구에 마을버스 노선, 조정에 대한 권한을 일부 위임한다면 재정 지원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