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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허울뿐인 백신개발 지원책

정부의 독과점적 지위남용으로 백신산업 발전은 요원
정부 ‘최저가 입찰제’로 백신업체들 개발여력 고갈
적정마진 보장해야 기업의 백신경쟁력 올릴수 있어
말뿐인 백신개발정책 대신 최저가 입찰제 폐지부터
  • 등록 2020-10-21 오전 6:05:00

    수정 2020-10-21 오전 6:05:00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요즘처럼 ‘백신’이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적은 없을 듯하다. 그야말로 지금 백신은 각자도생하던 지구촌을 하나로 뭉치게하는 공통된 화두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백신은 현재 인류를 불안케하는 코로나19라는 대유행병을 퇴치할 유일 해법이기에 세상은 언제 백신이 상용화될지에 대해 예의주시한다. 특히 우리는 최근 잇단 정부입찰 독감백신을 둘러싼 품질 및 유통사고를 겪으면서 백신에 대한 관심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커진 상황이다.

정부도 연일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업체들을 독려하며 백신 상용화를 학수고대하는 모습이다. 엊그제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전격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문대통령은 “정부는 백신개발이 확실히 성공할 때까지 끝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백신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정부와 대통령까지 나서 틈나는대로 “백신개발을 전폭 지원, 코로나19 백신의 국산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은 이제 우리 국민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다. 겉보기에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프로젝트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내년까지 백신 국산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문대통령의 장담이 과연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얘기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백신개발을 둘러싸고 정부가 벌이고 있는 이율배반적 행태 때문이다.

앞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면서도, 뒤에서는 누구보다도 업계 발목을 잡고 있는 장본인이 바로 정부라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정부의 대표적 백신 업체들 발목잡기는 최근 이슈가 된 독감백신의 정부입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무엇보다 정부가 백신입찰에서 고집하고 있는 ‘최저가 입찰제’는 백신업체들의 개발역량을 깎아내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이번 정부의 독감백신 입찰에서도 정부가 제시한 기준가는 시중가 1만6500원의 절반수준인 8620원이었다. 오죽 헐값이었으면 메이저 백신업체들은 정부제시 입찰가로는 이익을 낼수 없다며 이번 입찰을 기피했다.

독감백신뿐 아니라 대부분 백신은 특성상 정부의 입찰물량이 전체시장의 50%를 넘는 비중이기에 정부의 최저가 입찰제는 백신업체들의 전체마진을 갉아먹는 결과를 낳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정책으로 적정마진을 확보하지 못한 백신업체들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여력과 경쟁력을 갖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 백신업체들의 경쟁력 수준은 코로나19 백신개발과 관련한 진척상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다수 제약사가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을 진행하면서 상업화를 눈앞에 두고있는 반면 국내 메이저 백신업체들은 임상1상조차 시작도 못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이다.

작금의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더라도 제2,제3의 코로나19는 시간의 문제일 뿐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말뿐인 국내 백신 지원정책은 이제 걷어치워야 할 때이다. 최저가 입찰제 등 모순된 정부정책을 전면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서 백신 국산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망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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