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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노조 추투]산업환경 급변하는데 과거에 머무는 車노조

국내 완성차업계, 산업환경변화·노조반발 '이중고'
일자리 감소 불가피한데 노조 눈치에 언급도 못해
노조, 임금투쟁 주력..코로나 위기 속 파업 불사
車협회 "투쟁 패러다임 바꿔여 노조 지속가능해"
  • 등록 2020-11-24 오전 5:01:00

    수정 2020-11-24 오전 7:22:26

한국지엠 노조가 임단협 승리를 위한 출퇴근 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노조 홈페이지)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전기차로 인한 신산업 시대에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합니다.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 새롭게 해봅시다.”

지난달 30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이상수 현대차지부장 등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한 말이다. 이 짧은 말에 자동차기업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자동차산업 환경은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빠르게 변해 가는데 생산 환경은 여전히 과거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글로벌 車기업, 미래차 시대 대비 대규모 감원 나서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계는 산업환경 변화와 노조 반발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동화로 가는 산업환경 변화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문제다. 업계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에는 통상 3만개 정도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반해 전기차의 경우 부품이 1만~2만개 수준으로 줄어든다.

전기차에는 주요 부품인 엔진과 변속기가 필요없는데다 자동화 생산이 가능해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지금보다 40% 정도 인력이 적게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이같은 미래차 시대에 대비해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인 독일 다임러는 2022년까지 직원 1만명을 감원키고 했고, 폭스바겐그룹도 수천명 감원 계획을 밝혔다. 미국 GM과 포드, 일본 닛산 등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같은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완성차 기업들에서 인력감축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쟁기업들에 비해 상황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고 강성노조 문화 등으로 인해 쉽사리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경쟁기업들이 발빠르게 미래차 시대에 대처하는 것에 비해 국내 완성차업계는 뒤쳐져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외부 자문위원들로부터 앞으로 제조인력을 최소 20%에서 최대 40%까지 줄여야 한다는 전망을 들었다. 정 회장이 현대차 노조를 만나 한 얘기에도 이런 고심이 배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기업들은 노조 눈치를 보느라 인력감축에 대한 언급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미래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기아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진=기아차 노조 홈페이지)


◇외자기업 한국 철수시 실업+지역경제 파탄 우려


노조 역시 이같은 상황을 감안, 회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투쟁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수십년간 주력해온 임금투쟁 대신 고용안정으로 투쟁 방향을 바꿔야 생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현대차의 경우 이런 차원에서 올해 임단협에서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줬고, 매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반복됐던 파업 없이 2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 냈다. 대신 현대차 노사는 국내 공장 미래 경쟁력 확보와 재직자 고용 안정, 전동차 확대 등 미래자동차 산업변화 대응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은 기아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노조의 경우 모두 임금투쟁에 주력하고 있는 형국이다. 모두 회사 측은 기본급 동결을 주장하고 있고,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 중이거나 파업을 앞두고 있다. 회사 측은 노조의 투쟁일변도에 강경한 입장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한국지엠에서는 한국공장 철수설이 나오고 있고, 르노삼성 역시 도미닉 시뇨라 사장이 르노가 한국시장에 오래 있기 위해선 노조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내며 노조 측을 압박했다. 기아차에서도 가능성이 작긴 하지만 생산기지 해외이전 가능성도 나온다.

특히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등 외자기업이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모든 일자리를 잃을 뿐 아니라 지역경제가 파탄될 수 있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 실제로 2018년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철수로 이같은 경험을 한 바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노조가 전세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을 모르고 제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다”며 “노조의 이익을 위해서도 투쟁 패러다임을 바꿔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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