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받을 오스카 선물가방 '공짜 아냐' 세금만 억대

  • 등록 2021-04-28 오전 7:54:05

    수정 2021-04-28 오전 7:54:05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수상자와 후보자가 받을 수 있는 선물 가방이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선물가방을 수령할 경우 억대의 세금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포브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마케팅 업체 ‘디스팅크티브 애셋’은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자 등 25명에게 주겠다면서 ‘스웨그 백’(사은품 가방)을 마련했다.

이 선물 가방은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와 관련이 없다. 오스카상과 무관한 단체인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지난 2000년부터 오스카 스타들의 유명세를 활용해 상품을 홍보하기를 원하는 업체 제품을 모아 수상자에게 제공해 왔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74)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 그는 이번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사진=연합뉴스)
이 선물 가방에는 리조트 숙박권, 지방흡입 시술권, 주류와 과자, 카드 게임 등 잡다한 제품이 포함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화된 각종 대마초 성분 제품도 들어있다. 24캐럿 금박을 입혔다는 대마 용액 카트리지, 희석한 대마 용액과 멜라토닌을 섞은 수면 유도제, 대마 성분이 들어간 고약 등이다.

포브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오스카 선물 가방은 대마초 선물들로 화제가 됐다”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미국의 배달 서비스 업체 ‘포스트메이트’를 통해 스웨그 백을 오스카 후보자의 자택이나 숙소로 보낸다. 하지만 ‘공짜’라는 이 업체 설명과 달리 선물 가방은 무료가 아니다.

20만5000달러(2억2000여만원) 가치인 것으로 알려진 선물 가방에 대해 미국 국세청(IRS)은 연예인 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한다.

만약 원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전달된 선물 가방을 받아든 오스카 수상자와 후보자 입장에선 거액의 세금만 내야 한다. 포브스는 연방세와 캘리포니아 주세 등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2억여원 가치로 알려진 이 가방을 받으면 약 1억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또 만약 선물 가방을 받으려면 수령자는 세금신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독촉 고지서와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NYT는 “선물 아이템은 완전히 공짜가 아니고, 오스카 후보자들은 선물 수령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업체 측이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스티븐 연, 리 이아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에게 과연 가방을 전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윤여정은 지난 25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유니온스테이션과 돌비극장 등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한국 배우 최초의 수상 기록이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농장 개척에 나서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윤여정은 딸의 가족을 돕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오는 할머니 순자 역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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