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자인 와트니는 화성 우주기지에 홀로 남아 로켓 연료인 수소를 태워 물을 만들고 인분을 이용해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는데 성공합니다. 그가 화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토록 간절하게 필요로 했던 것은 바로 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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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을 비롯해 다른 행성을 탐사할 때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이 물이 존재하는가의 여부입니다. 지난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달에 물이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달에 기지를 건설하려는 NASA의 희망을 북돋았다고 할 수 있죠.
발표에 따르면 달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대체로 흙 1㎥에 340㎖ 정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책상 크기만큼 달의 흙을 담으면 그 속에 생수병 하나 정도가 있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과거에도 달 표면에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있었지만 지난해 발표를 통해서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왔던 달에 기지를 건설해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얼마나 많은 물이 있을까요? 우리가 알고 있듯이 지구 표면의 3분의 2는 물로 덮여 있습니다. 그 물의 양은 14억㎦, t으로 표현하면 14,000,000,000억t이나 됩니다.
지구상에는 가늠하기 힘든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물이 있는데 왜 지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물 부족으로 고통 받고 물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도 불사할까요?
이유는 바로 풍요 속에 빈곤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상에 있는 물의 97.5%는 우리가 직접 이용할 수 없는 바닷물입니다. 나머지 2.5%만이 짜지 않은 물, 즉 민물 또는 담수(淡水)입니다.
이마저도 대부분은 우리가 직접 이용할 수 없는 빙하나 만년설로 존재합니다. 우리가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호수와 하천, 또는 지하수로 존재하는 물은 전체의 1% 수준이고 우리가 직접 이용할 수 있는 하천과 호수에 있는 물은 더 적은 0.0086%에 불과합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1만분의 1도 되지 않는 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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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엄청나게 많은 물이 있음에도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인구는 여전히 물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석유나 석탄 같은 자원은 매장량이 제한됐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고갈되지 않도록 생산량을 조절하기도 하고 대체할 자원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은 무한히 순환된다고 믿기 때문에 우리가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공급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석탄이나 석유가 부족하면 원자력과 풍력으로 대체할 수 있고 쌀이 부족하면 밀이 대신할 수 있지만 물이 부족하면 물은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물은 아주 옛날부터 순환을 통해 우리에게 지속 공급됐고 공급되는 속도와 양도 일정합니다. 이에 비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은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년 2.5~3%씩 증가하고 있고 1950~1990년의 50년 동안 인류의 물 수요는 3배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2050년이면 전세계 인구가 90억명에 이르고 이 중 절반은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마치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많으면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듯이 지구의 물도 채우는 양보다 쓰는 양이 훨씬 많아 지구의 물 살림살이는 점점 더 팍팍해져만 갑니다.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University of Utah Visiting Professor △국회물포럼 물순환위원회 위원 △환경부 자문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자문위원 △대전광역시 물순환위원회 위원 △한국물환경학회 이사 △한국방재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