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도구와 망치, 그리고 스마트팩토리

박정수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 등록 2020-06-13 오전 9:06:05

    수정 2020-06-13 오전 9:06:05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독일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의 통찰을 빌리자면 도구적 존재로서의 사물은 역설적으로 도구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그 존재의 의미가 드러난다. 도구로서 망치가 정상 기능을 하는 동안 우리의 시선은 망치로 내리치려는 못에 고정되어 있을 뿐이다. 망치가 부러져서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비로소 우리의 시선은 못에서 망가진 망치로 옮겨간다.

공급자 중심 시장에서 ‘도구’는 기존의 시스템(ERP, MES), 즉 선진화된 업무 절차(Process)와 글로벌 표준 프렉티스(Global Standard Practice)가 내장된 다양한 용도의 ‘망치’로 비유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못’은 제조업이 제조해 온 제품과 서비스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과거의 산업혁명과 같이 더 이상 ‘망가진 도구’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부흥시킬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시장과 고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대일 마케팅 또는 개별 마케팅이라고도 불리는 ‘개인별 맞춤 마케팅’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기업은 빅데이터 분석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현재 또는 잠재 고객에게 개인화된 메시지로 제품과 서비스를 전달한다.

즉, 맞춤형 마케팅 활동이 점점 더 섬세하게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빅데이터 수집, 분석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선진 정보통신기술(ICT)에 의해 빠른 속도로 혁신되고 있는 것도 중요한 까닭이다.

디지털 경제의 발전으로 인해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이 반영된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곳에, 원하는 만큼” 해결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온 디맨드 경제(On-Demand Economy)’가 시장에서 해결되고 있는 시대에 제조업의 마케터(marketer)들은 실시간으로 고객 경험에 기초한 개인화 전략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장과 고객 니즈(needs)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개인화된 비대면 시장을 위한 ‘스마트팩토리웹(Smart Factory Web)’은 제조업의 자산과 자원의 유연한 공유·관리를 가능케 하여 효율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이다.

스마트팩토리웹(Smart Factory Web)에 참여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온톨로지(Ontology)로 모델링된 자신의 공장 능력을 설명한다. 자동화를 위한 기계학습(ML)은 이 모델링을 보조하기 위해 사용된다. ‘OPC UA (OPC Unified Architecture ; OPC 재단이 개발한 산업 자동화를 위한 기계 간 통신 프로토콜)’은 가장 하위의 디바이스 또는 기계로부터 최상위 애플리케이션 또는 공장에까지 상호운용성(運用性), 즉 상호 간에 실시간 데이터를 위한 통신 프로토콜로 사용된다.

현실적으로 제조업체들은 중요한 생산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따라서 상호 간 통신은 안전해야 하며 데이터 소유자에게 “제어 메커니즘”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므로 제조 데이터 센터는 데이터의 안전한 교환과 데이터 사용 통제를 지원할 ‘피어투피어(peer-to-peer)’ 네트워크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스마트공장은 기계, 센서, 액추에이터, 제품 등 분산된 사물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고도의 적응성과 재구성(reconfiguration)이 가능한 유연성으로 제조 공정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사이버물리시스템(CPS)과 인공지능의 활용으로 “지능형 제조업”의 지향점이 되어, 전사적 제조 지능(EMI: Enterprise Manufacturing Intelligence))이 제조 혁신을 주도하는 생산 현장이 되어야 한다. 기존 공급자 중심의 제조환경과 비교했을 때, 지능형 제조는 높은 상관관계, 깊고 역동적인 통합,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특징지어진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여전히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기본적으로 산업 빅데이터 수집, 온톨로지 기반의 지능형 제품군 모델링(Ontology modeling towards the intelligent manufacturing product lines), 산업 빅데이터에 기반한 예측 진단, 제품군 장비에 대한 그룹 학습, 지능형 제품군 재구성 등 지능형 온톨로지 모델링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전략이 실현되어야 한다.

아래 그림은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의 온톨로지(Ontology)이다.

온톨로지(Ontology)는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 간의 관계 및 다양한 개념을 컴퓨터가 연산하여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온톨로지는 인공지능(AI), 시멘틱 웹(semantic web),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 문헌정보학 등 여러 분야에서 지식 처리, 공유, 재사용 등에 활용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존재론을 기반으로 실재(reality)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추구하는 철학에서 유래한다.

현재 제조업계는 다양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정보 기술(예: AI, 산업용 무선 네트워크,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 클라우드 컴퓨팅, CPS, IoT & Edge Computing)에 대한 지속적인 융·복합과 실행에 대한 도전이 그러하다.

이와 함께 지능형 제조 제품 라인에 대한 온톨로지(Ontology) 모델링 구현·진단·최적화, 산업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지능형 제품군 재구성, 중요한 연구 가치 및 긴급한 현실적인 애플리케이션 요구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지능형 제조 제품 라인의 유연성과 자원 활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신세대 지능형 제조 기술의 조사 및 적용은 향후 중요한 엔지니어링적 응용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세대 정보기술(IT)로서 제조의 다른 분야로 전환할 경우 정보기술(IT)과 제조기술(OT)의 심층 융합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다만, 린 생산(Lean Production) 프로세스 제조 영역은 제품 제조 공정 중 실시간, 신뢰성, 안전성 요건 등 정보기술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제조 영역은 새로운 제조의 틀에서 볼 때, 사용자 정의가 특징인 지능형 제품의 고효율 생산을 실현하고자 하는 공장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기존 제조장비는 동일한 유형의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재구성이 어렵다. 또한 이러한 장비는 제조 공정 중 동적 재구성과 더불어 능동적인 작동과 유지보수를 지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맞춤형 제품을 위한 제조업은 기기 및 제조 시스템의 고장 진단, 최적화, 재구성 등 제조 장비와 생산 라인에 관한 모든 새로운 요구사항을 수용해야만 할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 팩토리는 과거의 시스템적인 접근보다는 빅데이터 관리에서 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플랫폼화가 선결되어야 한다.

지능형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때는 제조 라인의 높은 상관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지능형 제조 시스템은 제조·검출·조립 장치, 창고 보관 시스템, 전송 시스템, 서버 및 보안 감시 단말기 등이 모두 유·무선 및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연결되는 환경 하에 있다. 그러므로 데이터를 교환하고 상호 소통하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 구축의 기본이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높은 상관관계가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제조업이 실현 하고자 하는 목적 중의 하나는 ‘적시 맞춤(FIT : Fit in Time)’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현재와 미래의 고객 수요 및 내부 운영 구조, 이와 호환되는 최적의 운영(Optimized Control)과 민첩성을 달성하기 위한 운영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 기술 요건과 관련 ‘적시 맞춤(FIT : Fit in Time)’을 통해 기업의 전반적인 전략적 위치를 고려할 수 있고, 미래에도 기업 운영 요건을 지원할 새로운 첨단 기술이 지속적으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 ‘적시 맞춤(FIT : Fit in Time)’의 운영원리를 익혀 제조업의 제조와 공급사슬(supply chain)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전사적 제조 지능화(EMI : Enterprise Manufacturing Intelligence)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또한 그것은 기존의 시스템처럼 더 이상 ‘망가진 도구’로서 사용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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