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 변호사의 세상萬思]중년 이후가 진정한 인생의 황금기

중년 이후 위기 스스로 만들어 낸 환상
인생 이모작 준비하며 삶의 즐거움 느낄 황금기
어떤 일 시작하기 가장 좋은 날 `오늘, 바로 지금`
  • 등록 2020-05-23 오전 9:30:00

    수정 2020-05-23 오전 9:30:00

[윤경 더리드(The Lead) 대표 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 대표이사] 인생의 후반부는 발자국 소리 없이 찾아 온다. 어느 날 문득 거울 앞에 서서 초췌하고 늙수그레한 자신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동창회에 가면 더 놀란다. `저렇게 늙어 빠진 친구가 내 동창이라니`하면서 말이다. 직장에서는 그만 둘 날이 멀지 않았고, 가족들도 갑자기 이방인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해놓은 것이 별로 없다는 허탈감과 자괴감에 빠져 불면의 날을 보내기도 한다. 나이 들수록 불확실한 미래와 자신의 잠재력이 쓸모 없다고 버림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중년 이후의 위기는 스스로 만들어 낸 환상일 뿐이다. 인생 후반기의 삶은 고원 지대에 올라 앞이 탁 트인 전망대에서 인생 전체를 관조할 수 있는 황금기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석양을 등지고 하산을 서두르고 있다. 중년 이후의 삶을 위축시키는 것은 세월이 아니라 세월을 살아가는 체념적인 삶의 방식이다. 중년 이후의 삶은 인생의 한복판에 위치한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인생의 황금기이다. 이 시기는 인생의 축복이자 도전의 시기이다. 몇 년 후에 은퇴한다는 생각을 당연하게 여기면 단지 먹고 살기 위해 마지 못해 일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지도 못한 채 벌써부터 하산(下山)을 생각하지 마라.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은 비극이 아니다. 오히려 꿈을 꾸지 못하고 꿈을 소중히 여기지 않은 것이 더 슬픈 일이다. 끝나는 시점을 생각하지 말고 시간이 다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인생을 질주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중년 이후에도 꿈이 있고 가슴 뛰는 삶이 있다. 꿈을 꾸고, 꿈을 이루는, 꿈처럼 행복한 인생은 스스로를 얽매는 편견인 나이를 극복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중년 이후의 삶은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느낄 인생의 황금기다.

점차 중년을 향해 달려갈 무렵 사람들은 삶의 절정을 넘긴 존재의 쓸쓸함을 느낀다. 예전 같지 않은 건강, 퇴색 되어가는 얼굴, 깊이 파인 주름과 늘어진 뱃살, 사라진 낭만, 소외감, 노후에 대한 걱정 등이 뒤범벅이 된다.

그런데도 젊은 시절과 지금을 비교하여 언제가 더 좋은지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이 예전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따져 보자. 정말 젊은 시절이 좋았던가? 사실 누구에게나 젊은 시절은 힘들고 고통스럽다. 젊고 아름답고 건강하고 순수한 꿈이 있다는 것 외에는 대다수의 청춘들은 고민과 좌절의 시간을 보낸다. 불안한 미래를 위해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청춘들의 젊음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인생이 더 재미있다고 느낀다. 어렵고 무거운 시간들을 통과해 오면서 사람들은 고통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고,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현명함을 갖게 된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내 즐길 수 있는 넓은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다. 같은 것을 눈에 담아도 예전과는 다르게 세상을 보면서,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나이가 들수록 안목은 세심해지면 접하는 세상은 넓어진다. 특히 젊은이들이 좀처럼 느끼지 못하는 한가로움의 묘미를 즐기기 시작한다. 행복은 사람이 성숙할 때만 제대로 느끼는 감정이다.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야생화에서, 바쁜 업무에 치이면서도 입에 댄 향긋한 커피 한잔에서도, 가족들과 함께 먹은 바지락 칼국수 한 그릇에서도 깊은 행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는 당신은 제발 나이 들어 죽겠다는 엄살 좀 부리지 마라. 기분 좋게 나이 들어 가자. 가장 좋을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아름다운 인생의 후반, 그것을 위해 힘들고 거친 인생의 초반이 존재하는 것이다. 좋은 시절이란 지금 현재 시점이며,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날은 `오늘, 바로 지금`이다.

◆ 윤경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파트너 변호사 △現 공동법률사무소 더리드(The Lead) 대표 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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