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쟁·고성으로 얼룩진 21대 국회 첫 국감

14개 상임위 국정감사 3주 마무리
국감 스타·핵심 증인 없이 정쟁만
  • 등록 2020-10-27 오전 6:00:00

    수정 2020-10-27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얻다 대고 당신이냐(이원욱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더러워서 진짜…나이도 어린 XX가(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당신 태도가 적폐(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귀를 의심할 만한 발언이 또다시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장에서 오갔다.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로 바뀌었다. 이번 국정감사도 고성과 삿대질로 얼룩졌다. 1년에 한 번 있는 국감을 위해 몇 달 밤을 세워 정책 질의를 준비한 의원과 보좌진도 있었지만 일부 여야 의원들의 정쟁에 가려졌다.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26일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대기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 복도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좌석 제한 조치 등으로 예년에 비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국정감사는 코로나19 탓에 대폭 축소된 가운데 열렸다. 한 회의장에 50명 이상 집합할 수 없어 증인도 줄었고 현장 시찰도 최소화했다. 그래서 여여 의원 한명 한명의 질의시간이 더 소중했다.

하지만 상임위마다 여야는 답이 없는 정치 쟁점에 몰두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얼룩졌다. 교육위원회는 지난해와 다를 바 없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 자녀 특혜 의혹으로 물들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여아가 월성 1호기 감사 결과를 두고 언쟁을 벌이다 고성과 삿대질로 감사를 중지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열린 과방위는 위원장과 간사가 질의시간을 두고 설전을 벌이다 욕설까지 나왔다. 이원욱 위원장이 거칠게 정회를 선포하는 장면에선 의사봉까지 나뒹굴었다.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기관장과 증인들조차 민망해지던 순간이었다. 14개 상임위원회의 3주간 국감은 그렇게 끝이 났다.

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과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도 마찬가지다. 정부 부처의 잘잘못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했지만, 그럴 기회도 없었다. 압도적인 거여 의석 구도에서 증인조차 제대로 채택할 수 없었던 상임위가 태반이었다. 핵심 증인도, 국감 스타도,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3무(無) 국감’이었다.

겸임 상임위인 운영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정보위원회 국정감사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남은 국정감사에서라도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입법부 본연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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