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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 성장률을 놓고 혹자는 예상보다 높은 회복력을 보여준 것에 대해 칭찬할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엄밀한 경제학적 정의에 따라 우리 경제 수준이 어디까지 왔는지 분석하고 평가하려 할 것이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해 훈수를 두자면 “회복궤도에 올라섰다”고 평가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도 맞고 “V자 회복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는 한국은행의 분석도 나름 의미가 있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 것은 여전히 우리 경제에 대해 중앙은행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 오죽하면 조용한 절간에 비유해 ‘한은사(寺)’라고 꼬리표가 붙었을까. 한은이 우리 경제에 대해 독립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역사는 매우 짧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경제부총리와 경기를 진단하고 조율하는 한국은행이 우리 경제를 놓고 온도 차이를 보였다. ‘고용안정’을 정책목표로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한은은 앞으로도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 정책에 대해 소신있게 목소리를 내야한다. 그것이 시대적 흐름에도 맞다. 이런 온도 차가 유독 반가운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