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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北 만행 그리고 文대통령의 48시간

野, 문재인 대통령에 분·초 단위로 행적 요구
A씨 신병 첫 보고부터 대통령의 첫 입장까지
이번 사안 핵심은 A씨 신병 확보 위한 노력 여부
세월호 7시간 기록물 공개와 함께 요구했으면
  • 등록 2020-09-29 오전 6:00:00

    수정 2020-09-29 오전 6:00:00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북한 정권의 반인륜적 행위가 시간 싸움으로 비화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48시간의 행적을 소상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A씨의 신병 처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책임 방기를 묻고자 함이다. A씨 신병과 관련한 첫 보고부터 입장 발표가 나오기까지의 행적을 분, 초 단위로 요청했다.

48시간은 A씨 신병과 관련해 첫 대통령 보고가 이뤄진 22일 오후 6시36분부터 대통령의 첫 입장이 나온 24일 오후 5시까지다. 46시간 24분이지만 야당은 48시간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간대의 정확성은 차치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늑장 대응과 부실한 대처 등 총체적인 시스템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문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 있다. 첫 보고를 받은 시점 당시 A씨는 생존해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은 구체적인 지시를 군 당국에 내리지 않았다. 이후 3시간여가 흐른 뒤인 같은 날 오후 9시 40분 북한은 A씨에 총격을 가했다. 그리고 이 사실이 다음날 오전 8시30분께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됐다. 무려 10시간이나 걸린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에도 확인하라.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라”라고 했다. A씨와 관련한 사실상의 첫 지시인 셈이다. 이후 외교 당국과 군 당국 등은 북한에 통지문을 보냈고 24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세상에 알렸다. 이날 오후 대통령의 첫 입장이 나왔다. 야당이 대통령의 행적을 요구하는 배경이다.

다만 야당의 요구가 과하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A씨의 신병 확보를 위한 정부와 군 당국의 기민한 움직임에 있다. 그런 점에서 사망 보고가 이뤄진 이후의 시간은 초점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오히려 신병과 관련한 첫 보고부터 사망 보고까지의 10시간에 집중했다면 대통령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따질 수 있지 않았을까. A씨 사망 전후로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 책임을 묻기에 적합한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요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트라우마와도 관련 있다. 주영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7시간을 밝히라고 집요하게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기록물 공개하라는 국회 요구안 발의를 앞두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박 전 대통령보다 무능한 대통령이란 프레임을 씌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전략은 집중력을 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더욱이 주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회 요구안 발의에 “국회의원 200명 찬성 요건은 사실상 하지 말라는 취지”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이런 자세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차라리 전·현직 대통령의 시간을 모두 공개하자고 역제안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을지 모른다. 그랬다면 세월호 7시간의 발목에서도 자유로운 정당으로 거듭날 기회로 삼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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