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노조 추투]"살려 달라" 乙의 절규에도 "임금 인상" 甲의 연쇄 파업

국내 완성차 파업 영향권 부품사 833개
위기는 밑바닥부터 시작..후방산업 위기
  • 등록 2020-11-24 오전 5:03:00

    수정 2020-11-24 오전 7:21:59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자동차 부품 협력사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을(乙)’의 입장인 부품사는 코로나19 위기에 “살려 달라”고 호소했지만, 한국지엠과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업체가 임금 인상을 위한 연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는 지난해 기준 총 1771개다. 중복된 업체를 제외하면 824개로 2018년(831개)대비 7개(0.8%) 줄었다. 특히 부품업체의 외형 증가 등으로 대기업(269개)이 12개 늘었지만, 중소기업(555개)은 19개 줄어드는 등 밑바닥부터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위기에 직면해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는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완성차 업체별 부품 협력사는 현대차가 359개로 가장 많았으며, 기아차 343개, 한국지엠 293개, 쌍용차 219개, 르노삼성차 197개 순이다. 올해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상을 이룬 현대차와 쌍용차를 제외하면 완성차 파업 영향권에 있는 부품사만 833개에 달한다. 이번 주 한국지엠(23~25일)과 기아차(24~27일)의 부분파업으로 타격을 입는 1차 협력사만 636개이며, 2·3차 협력사까지 합치면 5000개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부품업계는 하루빨리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하고 생산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품업체의 납품액은 완성차업체 생산량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의 정상 가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지엠 부품사 모임인 협신회는 지난 19일 부평공장 앞에서 ‘살려달라’는 호소문을 통해 파업 중단을 촉구했지만, 지난달 30일부터 11회에 걸쳐 부분파업을 단행한 한국지엠 노조는 다음날에도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문승 한국지엠 협신회 회장은 “부분파업이 11월 말까지 지속할 경우 목표대비 51%(2만2300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상반기 코로나19로 시작된 생산 차질을 하반기에 만회해야 하는데 완성차업체의 파업으로 자금력이 약한 2·3차 협력사들은 임금지급은 물론 전기료도 못내 결국 부도에 직면하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한국지엠은 상반기 생산손실만 7만1412대(-36.1%)에 달한다. 미국 등에 트레일블레이저 등 수출이 늘어 1~9월 생산손실을 4만6076대(-18.1%)까지 줄였다. 그러나 10월 말부터 노조가 임단협 압박카드로 잔업·특근을 거부하고 파업에 돌입하면서 생산력 만회에 동력을 잃었다. 한국지엠 수출은 9월은 전년 동월 대비 117.5% 증가하고, 10월도 2.2%(잠정) 늘었으나 이후 생산 차질 여파로 이달에 29.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안감은 기아차나 르노삼성차도 마찬가지다. 기아차의 생산 차질 예상 규모는 하루에만 5000여대에 달해 카니발과 쏘렌토 등 인기 신차들의 적기 공급이 어려울 전망이다. 르노삼성차는 강성인 노조위원장이 재신임을 받으며, 교섭력 강화를 위해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코로나19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조 이기주의로 노사관계가 파행에 이른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부품업계와 완성차사 모두의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부품사 모임인 한국지엠협신회 관계자들이 19일 한국지엠 서문에서 ‘살려달라’는 호소문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협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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