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rd SRE][Worst]인명사고 반복 HDC·HDC현산, 신용도에 짙은 ‘먹구름’

시장서 "HDC·HDC현산, 등급 더 내려라"
행정처분 중지 소송에 여론도 악화
건설업황 하강 속 우발채무도 우려요인
  • 등록 2022-11-21 오전 7:59:00

    수정 2022-11-21 오전 7:59:00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HDC와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33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1위를 기록했다. 연이은 붕괴사고로 인한 평판 훼손과 건설경기 침체로 악화일로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연이은 인명사고 낸 HDC…평판·신용등급에 짙은 ‘먹구름’

33회 SRE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203명 중 52명(25.6%)이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현재 등급이 적절치 않다고 응답해 워스트레이팅 1위로 선정됐다. 두 기업은 33회차 SRE부터 워스트레이팅에 신규 포함되자마자 단숨에 1위를 기록했다.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을 고른 52명 중 50명이 현재 등급 대비 하향 조정 필요하다고 답했다. 직군별로 보면 CA가 21명, 비CA가 29명으로 집계됐다. 등급 상향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소수응답자 2명은 비CA로 나타났다.

이미 올해 상·하반기 중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두 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상태임에도 등급을 더 내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지난 4월 중 한국신용평가가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A+(하향검토)에서 ‘A(부정적)’로 내렸고, 같은 달 한국기업평가도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하향검토)’로 내렸다. NICE신용평가도 지난 9월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모두 기존 ‘A+’(하향검토)에서 ‘A(부정적)’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 부정적 평가를 높게 받은 가장 큰 배경에는 두 차례의 연이은 대형 붕괴사고가 있다. 지난해 광주 학동 철거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17명(9명 사망·8명 부상)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어 올해 1월 광주 화정동에서도 신축 아파트 구조물과 외벽이 붕괴돼 작업자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잇따른 사고 발생으로 브랜드 평판과 사업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SRE자문위원은 “건설사 영역은 소비자 접점이 넓은 산업이다. 평판 자본이 한 번 훼손되면 실질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장기 연속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재무 상태가 크게 심각한 수준이 아니더라도 시장에서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가장 많이 하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SRE자문위원은 “사업경쟁력에 대한 타격도 있겠지만, 여론이 악화된 경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인명사고를 내고도 처분이 부당하다고 소송까지 제기했다. 제대로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화정동 붕괴사고현장(사진=광주소방본부 제공)
◇ ‘임시 회피’ 중인 영업정지 리스크…만만치 않은 재무부담


학동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영업이 정지될 가능성도 리스크로 남아있다. 지난 3월 서울시는 학동 붕괴사고에서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행위와 부실시공 문제에 책임을 물어 각각 8개월씩 총 1년 4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HDC현산 측은 하수급인 관리 위반 처분은 과징금 4억원을 납부하는 방법으로 대체했다. 부실시공으로 인한 8개월간의 영업정지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에 나섰다. 가처분 신청과 취소소송을 제기해 리스크가 한동안 유예된 상태다. 여기에 아직 결정되지 않은 화정동 붕괴 사고와 관련된 행정 처분도 추가로 대응해야 할 상황이다.

사고 이후 지게된 재무부담도 만만치 않다. 화정 아이파크 8개 동 847가구 전체를 철거하고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3377억원의 손실금을 반영한 상태다. 보상 비용과 재시공 마무리까지 필요한 비용은 추가 반영될 예정이다. HDC현산은 최근 5년간 1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지난 2021년부터 지난 2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은 8.1%로 감소했다. 지난 3분기 매출액도 7328억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7% 증가한 695억5200만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이익은 34.0% 급감한 289억1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임시로 영업정지를 회피하는 동안 최대한 수주를 끌어모았으나, 행정처분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고 평판 훼손으로 인한 도급계약 해지 여파도 만만치 않았다.

이은미 NICE신용평가 책임 연구원은 “올해 들어 1조원 이상의 신규수주가 이루어졌으나, 일부 사업장의 도급계약 해지가 반영되며 회사의 수주잔고는 지난 2021년 말 33조 6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31조원으로 감소했다”며 “특히 외주 주택 수주잔고가 20조 887억원에서 18조 8769억원으로 감소했다. 두 건의 건설사고 이후 사업경쟁력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되며 행정처분 강도와 사고 책임 여부에 따라 사업경쟁력 제고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건설 경기 하향 시작…PF우발채무 부담도

건설업황이 기울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날은 더 어둡다. 가파른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기조는 건설업종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원·부자재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데다 수주 가능 사업이 점차 줄어들면서 건설사업 관련 우려가 나날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부동산 경기 하강은 이미 지표로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인허가 면적은 3889만40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줄었다. 같은 기간 착공 면적은 2839만㎡로 10.6%, 준공은 2963만6000㎡로 1.2% 감소했다.

유동화증권 차환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HDC현산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는 지난 2분기 말 기준 2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HDC현산이 신용보강을 제공한 PF 유동화증권의 상당수가 만기가 짧은 건들이다. 유동화증권 차환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재무건전성이 더 악화될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발언대>

이데일리 SRE 항목 중 하나인 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 설문(워스트레이팅)은 국내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 적정성에 대한 시장의 견해를 묻는 설문이다. 이데일리는 설문 분석의 공정성을 위해 워스트레이팅 상위 득표를 기록한 기업(계열)에 ‘발언대’ 형식으로 반론보도문을 요청해왔다. 다음은 33회 SRE 현대산업개발의 발언대 전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안정적 재무구조 유지하여 신용등급 향상할 것”

HDC현대산업개발은 안전·품질 시스템, 고객서비스 강화 등 기본부터 쇄신하며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광주 화정 사고와 관련해서는 지난 10월 입주예정자 협의체와 주거지원 협약을 최종 타결하는 등 리빌딩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주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렴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 운영 중입니다. 안전·품질이 최우선인 현장 문화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적극적으로 강화하며 11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9월 말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으로 약 1조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3분기에는 매출 7378억 원, 영업이익 696억 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침체에 대비해 PF 사업지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실제 9월 말 기준 PF유동화 증권 가운데 미착공 사업장 PF 규모는 약 1700억 원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대전·인천 등에서 미착공 PF 사업지의 규모 축소, 일부 사업장의 대여 전환, 착공 사업지의 중도금 및 잔금의 분양 수입 등으로 우발채무 규모를 1조 원 이상 줄였습니다.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의 분양 등 우량사업지의 정상화로 현금유입도 증가할 것입니다.

HDC그룹 계열은 건설 부문 이외에도 디벨로퍼, 부동산 자산관리, 유화 부문, 유통 부문 등의 사업을 영위 중입니다. HDC현대 EP는 유화 부문에서 기존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바이오 플라스틱 등 신사업 성장동력을 확보하여 그룹의 기여도를 높이고 HDC랩스는 공간 AIoT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하여 HDC그룹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또한 2020년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유통 부문의 매출과 수익성도 점차 개선될 것입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SOC법인도 서울 춘천의 지속적인 이용량 증가로 인해 꾸준한 매출 상승이 기대됩니다. 계열사들의 매출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인해 HDC 지주사 또한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3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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