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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긴급사태 선언 왜 망설였나
아베 총리가 그동안 긴급사태 선언을 망설였던 이유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경제적 타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 신문은 아베 총리 측근들의 경기침체 우려가 영향을 끼쳤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경기가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아베총리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지난 3일 긴급사태 선언의 필요성을 주장한 각료에게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또다른 측근 중 한 명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관이 경제적 충격을 고려해 긴급사태 선언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쿄 내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급격히 증가하면서 의료시스템 붕괴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입장을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경기부양책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 당시 아소 다로 정권이 내놓은 56조 8000억엔 규모의 부양책을 2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부양책은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의 ‘긴급 지원 단계’와 그 후 ‘V자 회복 단계’ 등 2단계로 실행되며, 가구당 30만엔(약 340만원)을 지급하고 중소기업에는 최대 200만엔(약 224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긴급사태 선언 後...무엇이 달라지나
긴급사태 선포 지역은 도쿄·가나가와·사이타마·치바·오사카·효고·후쿠오카 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으로 시한은 내달 6일까지다. 외출금지령을 포함한 미국이나 유럽 등지의 ‘도시 봉쇄’와는 성격이 다르다. 아베 총리는 6일 기자회견에서 “도시를 봉쇄하는 것이 아니다.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전철,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각 지자체의 요구에 따라 운행계획이 바뀔 수는 있다. 지하철업체 JR히가시니혼은 “당분간 기존 스케쥴대로 지하철을 운행하되, 앞으로 행정기관의 요청을 고려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다큐전철 역시 운행계획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도로 통행 역시 제한하지 않는다.
각 지자체장들은 주민들에게 법적 조치에 근거한 외출 자제 등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당부 수준으로 강제성이 있는 것도 처벌 조항이 있는 것도 아니다. 출퇴근이나 병원 방문, 생필품 구입 목적 등의 경우에는 이동도 가능하다.
학교나 영화관, 백화점, 체육관, 호텔 등 대규모 이용시설에 대해서는 각 지자체장이 사용제한을 요청할 수 있다. 사업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사용제한 지시도 가능하다. 초·중·고등학교의 휴교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기타 위생 용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 백화점 등은 문을 열 수 있다. 대기업 은행 및 에너지 기업들도 그대로 운영된다. 제조공장 등도 정상적으로 가동을 계속한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7개 도도부현의 소득이 2016년 기준 일본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한 달 간 선언이 지속될 경우 개인소비가 56%가 감소한다고 가정했을 때 개인소비가 6조 8000억엔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연간 GDP의 1.2%에 해당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