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공무원 피격’ 오늘 국감…“월북” Vs “진실규명”

국회 농해수위, 해수부 장관·해경청장 출석
해경 수사·수색결과, 해수부 대처 집중점검
유족 “월북으로 몰아…고인 명예회복해야”
野 “北 시신 소훼, 청문회로 진실규명 해야”
  • 등록 2020-10-08 오전 6:00:01

    수정 2020-10-08 오전 6:57:11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북한군에 피격된 뒤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건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정부는 자진월북한 뒤 피살됐다는 입장이지만 유족은 반발하고 있고 야당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국방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 씨는 “유가족들이 사망한 공무원의 생전 마지막 목소리를 듣고 모습을 보기 위해 이번 공개청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2주 넘는 수색에도 실종자 오리무중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이개호)는 8일 오전 국회에서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을 대상으로 이같은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 김홍희 해경청장 등이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계획이다.

앞서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은 지난달 21일 낮 12시 51분께 소연평도 남쪽 1.2마일(2㎞) 해상에서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탑승했던 어업지도원 A(47)씨가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이후 해경, 해군이 수색에 나섰고 국방부는 지난달 23일 밤 실종 사실을 언론에 처음으로 알렸다.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은 지난달 29일 중간수사 브리핑에서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기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은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사실 △북한이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등 신상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던 사실 △실종자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실종자가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는 점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결과 인위적인 노력 없이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해경은 인터넷 도박빚 등 3억3000만원 가량의 채무도 이날 공개했다.

그러나 어떤 경위로 피격됐는지 등 남북이 발표한 게 엇갈리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를 놓고 의문이 여전한 상황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반면 북한은 통지문에서 시신은 없었으며 타고 온 부유물만 불태웠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 조사를 요청했지만 북한은 열흘 넘게 묵묵부답이다.

실종된 해수부 공무원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해경은 7일 연평도 실종자 해상 수색을 실시했지만 현재까지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경 등은 이날 해경 11척, 해군 16척, 관공선 8척 등 함선 34척과 항공기 7대를 동원해 수색을 진행했다. 해경은 지난달 실종 신고 이후 이날까지 17일째 수색을 진행했다.

문성혁 장관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픈 상황이기에 실종 직원의 유류품 하나라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유가족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챙기며 슬픔을 보듬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김홍희 청장은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참사) 6년이 지난 시점에서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해 나름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나도 어부의 아들이다. 해경에서 국민 한 명의 생명 소중함을 직원들에게 일깨우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종 공무원 아들 “아빠 명예를 돌려주십시오”

A씨의 선내 행적을 밝혀줄 CC(폐쇄회로)TV 2대는 고장이 나 먹통이 된 상태다. 무궁화10호에 구비된 구명조끼 숫자가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종된 A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했는지조차 확실치 않다. 어업지도선 인원점검 및 당직 인수인계에서 관리부실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참조 이데일리 10월1일자 <“기막힌 해수부 장관”..뒷북·소극행정에 실종 직원 유족 분통>)

실종된 해수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는 지난달 26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자꾸 (정부가) 월북으로 몰아간다”며 “군이나 국방부에서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해양경찰청이 일방적으로 월북을 단언하고 있다”며 △대국민 공개 토론 △해경청장의 사과와 면담을 요구했다.

이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수부 장관은 위로서한 종잇장 한 장 던져놓고 할 일 다했다고 하는 이 기막힌 현실”이라며 “(실종) 일주일이 넘는 동안 피해자나 유가족 외면하는 당국과 당국자 보셨나요”라고 되물었다.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실종 공무원 아들은 문 대통령에 보내는 편지에서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습니다”라며 “아빠의 명예를 돌려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강민석 대변인을 통해 “나도 마음이 아프다”며 “해경의 조사 및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7일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북한의 행위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 신고 접수 당일엔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피해자 가족 아픔에 대해서는 정부로서 개인으로서도 십분 공감한다”며 유가족을 직접 만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시신이 소훼된 게 확실하다면 수색을 계속하는 이유가 뭔지도 궁금하다”며 “해수부 직원의 유해 송환과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청문회를 비롯한 모든 가능한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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