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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법' 출신이지만 합리적", 판사 세평에 드러난 檢인식

  • 등록 2020-11-27 오전 6:13:00

    수정 2020-11-27 오전 7:34:02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대검의 판사 불법사찰 논란에 맞서 문제의 문건을 직접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검찰이 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검찰 수사 조직의 일반적 인식이 드러난 부분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사진=뉴시스
윤 총장 측은 26일 오후 직무집행정지처분 취소청구 소를 내면서 ‘판사 불법사찰’ 의혹 문건을 증거로 첨부했다. 윤 총장 변호인 이완규 변호사는 해당 문건에 대해 “법무부에서 왜곡해서 발표했다고 보여지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힐 필요가 있어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와 인적사항을 삭제한 채 공개한 해당 문건 제목은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이다. 모두 9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 2월 26일 작성된 것으로 표시돼 있다. 이 문건을 작성했다고 직접 밝힌 성상욱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부장검사는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 소속으로 문건을 작성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30명 정도의 법관에 대한 정보를 담은 문건에는 판사들의 출신 학교, 주요 판결 사례, ‘세평’, 공판 진행 스타일에 대한 간략한 논평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별한 존재감 없었음”, “그립감이 세다” “소극적 태도” 등 주관적인 평가들도 다수 실려있고, 검찰 입장에서 “대응하기 수월하다”, “추가입증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평가한 부분도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 재판장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임을 거론한 부분이다. 법관들 연구모임으로 1989년 처음 결성된 뒤 최근에는 비교적 진보적인 성향의 법관들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는 대법관 임명 등 법관 관련 대외 소식에 종종 등장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김명수 대법원장 역시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이 다수 정부 보직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 등장하는 내용은 한 재판장 세평 항목에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라는 표현인데, 특수·공안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조직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법연구회’로 대변되는 전향적 성향의 법관들이 ‘공판, 판결에서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인식이 반영돼 있는 것이다.

윤 총장 측은 이같은 세평을 담은 정보가 불법사찰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 판사들 생각은 달라 보인다. 이미 판사 내부망에는 현직 판사들이 “문건 자체가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며 책임자를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라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던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검찰총장이 의무사항도 아닌 판사 정보 수집을 시켰다면 직권남용이 될 수 있다”며 대검의 판사 세평 수집 행위를 용납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사실 검찰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네 이런 것들을 쉽게 알 수 있는 정보는 아니다”며 정보 출처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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