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규제혁파③]꽉 막힌 의료 규제에…업체들은 해외로, 해외로

라인헬스케어, 의료 플랫폼 통해 일본에서 활약
제이엘케이, 네오펙트도 미국, 유럽에서 돌파구
“한시적 허용 한계…산업 발전 위해 규제 풀어야”
  • 등록 2021-01-06 오전 5:30:22

    수정 2021-01-06 오후 1:17:28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한국 의료기기와 IT 업체들은 규제로 인해 성과를 내기 힘든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영업마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비대면 의료 한시적 허용방안을 내놨지만, 허용범위가 제한적인데다 정책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알 수 없어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원격의료 업체인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헬스케어는 2019년 12월부터 일본에서 플랫폼을 활용한 원격의료에 나서고 있다. 메신저 라인을 활용해 소아과·산부인과·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병원 검색, 예약, 진료, 결제까지 모든 과정이 가능하다. 이미 일본 내 29만명의 의사와 19만명의 약사 회원을 확보한 상태다.

의료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제이엘케이도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미국에서는 AI 기술을 탑재한 내시경 제품의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일본에서는 일본 최대 원격의료 업체인 닥터넷의 비대면 플랫폼에 AI 기반 원격진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솔루션으로 환자의 영상을 전송하고 의사와 비대면 면담을 할 수도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는 이미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지난해 전화나 영상전화 상담과 처방만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문자메시지, 메신저를 이용한 진료는 불가능하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국내 의료법상 의료행위는 의료기관 내에서만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비대면 진료를)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심각 단계에서 보통으로 내려오면 다시 불법 서비스가 되버려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제이엘케이의 원격의료 시스템.(그림=제이엘케이)
의료솔루션 전문기업 네오펙트 역시 미국과 유럽을 위주로 적극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디지털 재활기기 스마트 글러브를 개발해 해외 30개국에 진출했다. 미국에서는 보스턴 의료클리닉 ‘커뮤니티 리햅 케어’를 인수해 원격의료를 진행해왔다. 미국에서는 재활 의료기기를 개인에게 판매할 수 있고 원격의료도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재활 의료기기를 병원에만 판매할 수 있다. 네오펙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홈 재활 훈련기기 및 서비스’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과해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 네오펙트 관계자는 “마비, 사고 후유증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매일 통원해서 재활을 하는 게 힘들기 때문에 재활은 어느 부분보다 원격 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네오펙트의 어린이를 위한 재활 의료기기 ‘스마트키즈.’(사진=네오펙트)
유비케어는 각종 진료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병원에 전자의무기록(EMR) 서비스를 제공하고 병원 검색과 예약을 할 수 있는 ‘똑딱’ 서비스와도 연계하고 있다. 비대면 의료가 가능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이 열리지 않아 아직 미래사업으로서 준비만 하고 있는 단계다. 코로나19 속 비대면 의료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우리나라 정책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사업 대신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업체들도 실사용 레퍼런스가 없으니 초기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비대면 진료 솔루션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에서 좀처럼 활용기회를 찾지 못해 해외에 진출하거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면서 “20년이 넘도록 시범사업으로만 진행되고 있는데 코로나19 시대인만큼 정부가 의료계, 의약계와 협상해 규제를 풀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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