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비사이드IT]코로나19에 스마트폰 판매 휘청한 이유

무선이어폰·스마트워치 판매 늘었는데 폰은 역대 최악
공급 차질보다 수요 감소가 치명적
소비심리 침체에 이동제한 등으로 구매 불가
  • 등록 2020-06-06 오전 9:30:00

    수정 2020-06-06 오전 9:30:00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요즘 스마트폰 업계 동향 관련 기사를 보면 역대 최악, 사상 최저, 불황 등의 단어를 많이 보게 됩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업계가 어느 때보다 힘들기 때문일 텐데요.

한편으로는 IT 업계에서 유독 스마트폰에서만 ‘앓는’ 소리가 나온단 지적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산업계가 어려운 건 다 똑같을 텐데 노트북이나 무선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다른 제품들은 오히려 판매가 늘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는 것이죠.

마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음식점이나 백화점 마냥 스마트폰 장사가 유독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 2월 중국 베이징 싼리툰에 있는 문이 닫힌 애플 매장 안에 마스크를 쓴 보안 요안의 모습이 보인다. 중국 내 애플 매장은 대부분 문을 닫거나 정상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 AFP)


역대 최대 감소라는 스마트폰 판매 얼마나 줄었나

일단 스마트폰 업계의 코로나19 불황의 정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시장조사업체들이 집계한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11~13%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폭의 하락이며, 2014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3억대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출하량(shipment)은 엄밀히 말하면 판매량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재고를 넉넉히 쌓아두고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시차를 두고 연동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4월 상황은 더 안 좋았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발원지인 중국을 넘어 미국, 유럽, 인도 등으로 확대되면서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4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의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폭이 가장 컸는데요. 전년동기대비 3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며 사실상 거의 안 팔렸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미국과 유럽 스마트폰 시장도 코로나19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40~50% 감소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절정이었던 지난 2월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634만대로 지난해 같은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3월부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그나마 낙폭이 가장 작습니다.

참고로 무선이어폰의 경우 올해 1분기 출하량(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은 4500만대로 지난해 같은기간(1750만대)에 비해 무려 157% 증가했습니다. 스마트워치(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출하량도 137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늘었다고 합니다.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키움증권)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키움증권)


공장 ‘셧다운’보다 무서운 수요 감소…사고 싶어도 못사는 경우도

그렇다면 스마트폰이 이다지도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일단 코로나19가 공급 뿐 아니라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발원지가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다 보니 1차적으로 생산 공장이 멈추면서 공급이 일부 감소하고,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도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주요 부품을 공급받거나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회사들이 제품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요. 이에따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고요.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걱정은 되지만 남의 나라 일’이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 처음 발생한 이후 엄청난 전염력으로 확산되던 지난 2~3월을 기억하시는지요. 집밖으로 나가는 것도, 가족 외의 사람을 만나는 것도 꺼려지던 그때 말입니다.

스마트폰의 경우 아직도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큰 제품입니다. 온라인에서 최종 구매를 하더라도 판매점에 가서 제품의 실물을 확인하고 다른 제품과 비교해 본 후에야 구매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외출 자체를 꺼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장되면서 판매가 확 꺾인 겁니다.

인도의 경우는 정부가 전국적으로 봉쇄 조치를 내리면서 이동제한이 걸리면서 아예 식당이나 쇼핑몰 운영이 불가능해지고 물류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그야말로 스마트폰을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게다가 잦아들만 하면 새로운 사건으로 다시 코로나19가 번지기를 반복하면서 사태가 장기화하자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일부 기업들은 무급 휴가 사용을 권장하기도 하고, 임금 삭감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꺾이자 소비재인 스마트폰에 대한 구매 심리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요.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 수준이 되긴 했지만, 그만큼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기도 하고 현재 쓰고 있는 제품들도 대부분 쓸만하니 교체를 미루게 되는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없는 사람이 더 많은 무선이어폰이나 스마트워치와는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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