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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황준국 “바이든, 北 깡패로 생각…북핵 협상 쉽지 않다”

오바마 대북정책, 부시정부 북핵협상 회의론에서 비롯
바이든 정부 오바마 당시 대북 인식 이어지는 듯
美비핵화협상 나서겠지만 접점 찾기 쉽지 않아
  • 등록 2020-11-16 오전 6:00:00

    수정 2020-11-16 오전 6:00:00

황준국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오바마 행정부는 8년간 딱 한 번 북한과 합의를 했습니다. 그것이 2·29 합의죠. 그러나 북한은 4주 만에 위성 발사를 밀어붙여 약속을 어겼습니다. 이후 2016년까지 워싱턴 내 ‘대화파’는 사라지고 북한과 협상은 믿을 수 없는 깡패(thug)와 협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커졌습니다”

10일 서울 연구실에서 만난 황준국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김정은은 깡패”라는 발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황 전 본부장은 2008년 3월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부터 주미 한국대사관 정무공사,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까지 오바마 정부를 파트너로 대미·대북 외교의 한복판에서 활약한 역사의 산증인이다. 이는 곧 향후 꾸려질 바이든 신(新)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바이든, 오바마 당시 北판단 유지”

황 전 본부장은 먼저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 대명사인 ‘전략적 인내’란 표현은 공식적인 외교언어로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이 북핵 문제에 대해 “전략적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 중”이라는 말을 따 언론이 사용하면서 이 말이 마치 오바마 정부의 대북 기조로 인식됐지만 오바마 정부는 이를 인정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보다는 그는 오바마 정부의 당시 대북 정책을 부시 행정부 당시 대북정책에 대한 반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6자 회담 수석 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이 주도한 대북 협상은 9·19 공동성명 등 성과를 거두었으나 미국 정부내에서는 관계부처 조율과정을 건너뛰면서 협상 성과에 매달렸다는 비판이 있었고 특히 딕 체이니 부통령의 불만을 샀다. 결국 4여년에 걸친 기나긴 협상은 검증의정서 채택 불발로 무효로 돌아갔다.

황 전 본부장은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바마 정부가 3가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①북한과 같은 나라와 협상하려면 조용히 해야 한다. 너무 많은 주목을 받는 것은 곤란하다.

②한·미·일 동맹이 북핵 문제를 다루는 중심축이 돼야 한다. 북한과 협상을 하느라 일본과 같은 동맹국과 사이가 나빠지는 것은 좋지 않다. (부시 행정부 때 일본 정부는 미국의 대북 협상 드라이브에 회의적이었다.)

③6자 회담은 중국에 자신의 외교적 위상을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북핵 문제를 중국이 떠안도록 압박해야 한다(Let China own the problem).

이같은 결론 아래 오바마 정부는 처음부터 대북정책을 ‘로우키’(low key)로 가져갔고 2011년 아랍의 봄이 발발하자 외교적 관심이 중동으로 옮겨가며 북한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황 전 본부장은 “바이든 당선자나 그 캠프 인사들에서 나오는 발언, 2020년 민주당의 정강정책에서 북한 비핵화를 ‘장기목표’라고 언급한 것 등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오바마 정부 당시 북핵 문제에 대한 판단은 지금도 유효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북·미·중 ‘균형점’ 유지…한미동맹 강화해야

물론 그렇다고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정부의 궤적을 그대로 밟는다는 것은 아니다. 당시와 달리 이미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 본토에 이를 날려 보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거의 완성해서 과거보다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다.

바이든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황 전 본부장의 판단이다. 다만 이 협상이 성공에 이를 가능성 역시 매우 적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핵 문제와 인권 문제’를 떼놓을 수 없는 ‘쌍둥이’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2월 “북한의 인권 침해는 국제법상 인도에 반한 죄(Crimes against Humanity)에 해당할 만하다”는 내용의 유엔 북한인권조사보고서가 채택됐다. 같은 해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북핵 문제와는 별도로 정식 의제로 채택했다. 유엔에 인권이사회가 엄연히 있음에도 매우 이례적으로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의제로 채택하는 것에 중국, 러시아가 반발했지만 이를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이 바로 오바마 정부다.

황 전 본부장은 “바이든 외교안보팀은 북한을 그냥 ‘독재국가 중 하나’가 아닌 ‘최악의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공포정치를 하고, 밖으로는 미국의 개입을 억지하기 위한 핵개발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한반도 정세가 북의 큰 도발도 없고 협상도 아무 진전이 없는 소강상태로 상당 기간 유지될 수도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한미동맹을 튼튼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북한은 협상을 시도하겠지만 접점은 쉽사리 찾을 수 없는 상태다. ICBM 발사를 통한 도발은 미국의 실력행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북한 역시 쉽사리 쓸 수 없다. 북한은 중국의 지원과 협조를 받아 국제 제재에서 살아남으려고 하고, 중국은 지정학적 이유에서 북한을 계속 자기편에 두려고 한다.

황 전 본부장은 “매우 불만족스러운 상태지만 어디로도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운 ‘균형점’을 이루고 있다”며 “이 상태에서도 북한은 계속 핵과 미사일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제재를 견고하게 유지하며 한미동맹을 강화해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키우는 것이 위기관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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