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 ‘메이드인 코리아’ 판매로 ‘불매’ 돌파

일본 무인양품 현지화 전략 통해 불매운동 돌파구 마련
강남·타임스퀘어점, ‘오늘의 도시락’ 깔끔함으로 입소문
국내 전통주와 농산물 등 식음료 판매로 소비자 마음 돌리기 나서
영업적자 지속…3년 만에 국내 매출 1000억 돌파 어려울 듯
  • 등록 2021-01-05 오전 5:30:00

    수정 2021-01-05 오전 5:30:00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불매운동 여파로 한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무인양품이 ‘메인드 인 코리아’ 식음료 제품 판매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불매운동 여파로 적자를 기록 중인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현지화 전략으로 분석된다. 무인양품은 이마트가 운영하는 ‘노브랜드’의 원조 격인 브랜드로 패션 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판매한다. 국내에는 2004년 진출해 전국 4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무인양품에서 판매하는 복숭아 와인과 무주 와인, 슈톨렌 등이 차려져 있다.(사진=무인양품)
4일 업계에 따르면 무인양품은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중소상공인과 협업한 다양한 식음료 제품을 판매 중이다. 현재 서울 강남점과 타임스퀘어점에서 국내 도시락 업체인 ‘시락’과 함께 ‘오늘의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시락은 도산공원의 퓨전 한식 업체인 ‘청담만옥’의 헤 드셰프와 푸드디자이너가 기획한 국내 도시락 브랜드다. 기존에 의류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판매하던 무인양품이 코로나19로 고객의 오프라인 방문이 줄어들면서 지난해부터 식음료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무인양품은 시락과 협업해 매일 다른 메뉴의 한식 도시락을 매장에서 1만원에 판매 중이다. 깔끔하고 담백하게 만든 도시락은 인근 직장인들에게 입소문을 타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객은 테이크아웃하거나, 매장 내 ‘이트인(Eat-in)’ 공간에서 식사할 수 있다. 이트인은 평소에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공간이지만, 점심시간(오전 11시~오후 2시)에는 도시락을 파는 카페형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다.

무인양품의 현지화 전략은 지난해 리뉴얼한 매장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해 5월 리뉴얼한 타임스퀘어점은 이트인 공간을 두고 제주 말차 등을 판매하고 있다. 같은 해 6월 리뉴얼 오픈한 강남점은 성수동의 유명빵집인 ‘밀도’(meal°)를 입점 시켜 화제를 모았다. 매장의 콘셉트도 ‘식(食)’으로 잡았다.

이들 매장은 밀도 외에도 제주청년농부와 협업한 노지귤, 순창 성가정식품과 협업한 고추장과 장아찌, 동트는 농가와 협업한 강원도 농·식물 제품 등 국내 소규모 농가의 다양한 농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더불어 금이산 복숭아 와인, 무주 와인, 전통 양조장인 배혜정 도가의 우곡 생주, 복순도가 생막걸리 등 국내 전통주 업체가 만든 와인과 막걸리 등도 소개하고 있다.

이 같은 무인양품의 행보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무지밀’(Muji Meal)과도 맥을 같이 한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해온 무인양품이 한국 전통 식음료를 소개해 ‘의식주’ 모든 측면에서 국내 고객과 다시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무인양품은 한국과 달리 중국, 대만에서는 일본의 라멘 등 일식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무인양품의 이런 현지화 전략이 떨어진 국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인양품은 지난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직격탄을 맞으며 71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8월까지 누적 영업 손실 규모가 11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은 627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액도 2017년 이후 3년 만에 1000억원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철수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다른 일본 업체와 달리 무인양품은 현지화 전략을 쓰고 있다”며 “한국 제품을 팔아서 한국 시장에서 생존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무인양품에 소비자가 마음을 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무인양품 강남점 내부(사진=무인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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