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는 4개월 연속 꺾였고, 미국의 경기지표도 엇갈리면서 채권 강세장의 부활에 대한 희망을 끈을 완전히 놓아버리지는 못하게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며칠 간 지속되고 있는 주식시장의 견조한 흐름은 투자자들이 그리스나 헝가리, 스페인의 재정위기설에 점차 내성을 가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안전자산의 매력이 크게 강화되기도 힘들다는 뜻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물가안정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최근 강세를 지속해온 장기채권에도 부정적인 재료일 수밖에 없다.
최근 미 국채를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보도된 채권왕 빌 그로스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은 바꾸지 않은 것 같다. 이달 공개된 핌코토털리털펀드의 1분기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그는 주요 7개국(G7) 채권 매입은 늘리지 않은 채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매도 규모를 30억달러 이상 늘렸다고 한다.
결국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모두 상존하면서 투자자들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을 버티게 하는 것은 그동안 매우 길고 강력했던 강세장의 `관성`"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기대 호재가 없다는 뜻이다.
씨티 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 발표에 목이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는 늘 채권시장의 강력한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WGBI만 보고 너무 많이 온 것일 지도 모르겠다. 어떻게든 수익을 내야 하는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스프레드 베팅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