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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아시아나 재매각…대우건설 전철 밟나

[톡톡!금융] 채권단, 매각무산 시 대기업 등 재매각 방침 밝혀
항공업계 "상황 더 나빠져"…제주항공, 이스타 포기
"재매각 아직 구체적 내용은 없어…경영정상화가 우선"
  • 등록 2020-08-06 오전 6:00:00

    수정 2020-08-06 오전 7:26:46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면서 이제 관심은 아시아나를 누구에게 재매각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새 인수자가 나타날 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최대현 KDB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 3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아시아나 인수계약 파기 시 “시장여건이 허락하면 재매각을 빨리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대기업을 상대로 재매각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대형 사모펀드도 대상으로 꼽았다. 다만 사모펀드는 소위 ‘먹튀’ 우려 등을 감안해 정부의 투자 적격성 검토가 선행되야 한다는 전제도 달았다.

하지만, 업계에선 당장 재매각은 어려울 거라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나 인수계약이 체결된 지난해 말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금은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업황 회복도 빨라야 2~3년 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 (사진=연합뉴스)
특히 아시아나를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 인수자를 찾는 게 난제다. 지난해 아시아나 본입찰을 앞두고 시장에선 SK·한화·GS·CJ 등의 참여가 거론됐지만 실제 본입찰에 참여한 건 HDC현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 컨소시엄, KCGI 컨소시엄 등 3곳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입찰에서도 덩치 큰 재벌 그룹들의 참여는 없었다. 시장여건은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HDC현산과 맞붙었던 애경그룹의 경우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뒤 자회사인 제주항공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지만 그마저도 결국 포기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3일 이스타항공 인수계약을 해제하며 “정부의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현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도 ‘승자의 저주’를 두려워한 것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에 사모펀드까지 고려를 해도 이런 시기에 과연 누가 아시아나를 선뜻 인수하려고 할까 싶은 게 솔직한 생각”이라며 “재매각 실패에 따른 그 다음 단계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채권단의 재매각 작업은 늘 쉽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대우건설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매각작업을 추진, 2018년 1월 31일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호반건설은 불과 9일 만에 지위를 포기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투입자금인 총 3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1조6200억원을 인수가액으로 제시했지만 매각은 결국 무산됐다.

그 이후에는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7월 대우건설을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에 넘겨 향후 재매각에 대비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2010년 인수한 KDB생명(옛 금호생명)의 경우도 산업은행은 10년 만인 올해 6월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동안 3번의 매각추진 불발에 이은 4번째 도전이다.

채권단 측은 “제3자 재매각 방안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각 무산 시 추가 자금투입 등을 통해 우선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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