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현 KDB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 3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아시아나 인수계약 파기 시 “시장여건이 허락하면 재매각을 빨리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대기업을 상대로 재매각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대형 사모펀드도 대상으로 꼽았다. 다만 사모펀드는 소위 ‘먹튀’ 우려 등을 감안해 정부의 투자 적격성 검토가 선행되야 한다는 전제도 달았다.
하지만, 업계에선 당장 재매각은 어려울 거라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나 인수계약이 체결된 지난해 말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금은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업황 회복도 빨라야 2~3년 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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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에 사모펀드까지 고려를 해도 이런 시기에 과연 누가 아시아나를 선뜻 인수하려고 할까 싶은 게 솔직한 생각”이라며 “재매각 실패에 따른 그 다음 단계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채권단의 재매각 작업은 늘 쉽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대우건설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매각작업을 추진, 2018년 1월 31일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호반건설은 불과 9일 만에 지위를 포기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투입자금인 총 3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1조6200억원을 인수가액으로 제시했지만 매각은 결국 무산됐다.
그 이후에는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7월 대우건설을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에 넘겨 향후 재매각에 대비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채권단 측은 “제3자 재매각 방안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각 무산 시 추가 자금투입 등을 통해 우선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