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일두 신소재공학과 석좌교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KAIST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 감염보호 책임) 연구팀은 레이저 스크린을 활용한 비말 분포·전파 확인 실험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국내에서 레이저 실험을 통해 비말이 5m까지 전파되는 양상을 직접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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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빛을 완전히 차단한 암실에서 마네킹 속 비말 생성 장치에 펌프를 연결했다. 펌프에는 시판되는 인공 침 용액을 사용해 수 μm(마이크로미터) 크기 비말이 전파되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기침할 때 배출하는 기체의 부피와 유사한 용액 1.6L를 배출하게 하고, 2W급 레이저와 원통형 렌즈, 슬릿 등의 장치를 활용해 레이저에 의해 산란하는 비말 전파 모습을 일반·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했다.
실험 결과, 비말은 빠르게 확산하다가 3m 이후부터 확산 속도가 줄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면 공기 흐름을 통해 최대 10m까지도 전파될 수 있고, 약한 바람에도 가벼운 비말은 빠르게 퍼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최초 배출 후에도 그 공간 안에 비말 입자가 계속 부유하며 잔존했다. 카페 등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면 한 번의 기침으로 5m 이내에 직접 영향을 주고, 냉·온풍기 작동 시 최대 10m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셈이다.
대화 시 초당 2000개의 비말 배출을 가정해도 계속 말하는 경우 1시간에 720만개의 침방울이 배출돼 상당한 바이러스가 지속 전파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코로나19의 호흡기 비말 전파를 포함해 공기 중 전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일두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 미착용 시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확진자가 한 번의 기침으로 주변 공간 전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며 “비말전파·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올바른 마스크 착용을 통해 감염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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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는 쓰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마스크를 턱이나 코에 걸치는 ‘턱스크’나 ‘코스크’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스크 생산·성능 평가 단계에서 사람마다 얼굴 체형이 달라 일부 누설률을 허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KF-94의 경우 안면부 누설률을 11%, KF-80은 25%까지 허용한다. 따라서 얼굴 크기에 잘 맞는 마스크를 공기가 새어나오지 않게 밀착시켜 착용해야 한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전파를 쌍방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면 감염위험을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레이저빔이 지나는 면에 사람이 직접 기침해 반대쪽에서 초고속카메라로 비말이 레이저에 산란돼 보여지는 점들의 개수를 세어 마스크별 비말전파 차단력을 관찰했다. 마스크 미착용 시 200~400개(육안 관찰 비말, 실제 3000~4000개) 비말을 관찰했다. 수술용 마스크는 7개, KF-94는 5개 미만으로 마스크 성능이 좋을수록 배출 입자가 확연히 줄었다. 쌍방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준수하면 상호 보완 작용으로 99% 이상 감염병 위험을 차단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비말 전파 위험성을 확인하기 어렵던 상황에서 마스크 오·미착용 시 주변 공간에 감염을 전파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라며 “확실한 백신·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보호수단으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 자신을 보호하고, 다른 사람에게 감염병이 전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