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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청년은]N포세대?…"결혼·출산, 포기 아니라 거부에요"

취업, 결혼, 출산 포기했다며 'N포세대' 불쌍하게 여겨
결혼과 출산 등은 포기 아닌 시대 흐름 따른 선택
결혼이라는 제도 필요성 느끼지 못해
의무와 책임감보다 자유로운 일상과 여유 원해
  • 등록 2020-11-27 오전 7:05:00

    수정 2020-11-27 오전 7:05: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결혼을 안 할 생각인데, 요새는 집값도 너무 뛰고 취업도 어려우니 결혼하기가 쉽지 않아 불쌍한 세대라고 할 때마다 답답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성세대는 2030 청년층의 결혼이 늦어지고 줄어드는 현상을 `포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 때문에 `취업, 연애, 결혼` 3가지를 포기한 청년들을 `3포 세대`로 불렀다. 여기에 출산율까지 급감하자 내 집 마련, 출산 등 여러 가지를 요소를 덧붙여 `N포세대`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N포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은 이런 기성세대의 안쓰러움을 향해 코웃음을 친다. 포기가 아닌 `선택`을 두고도 기성세대의 입맛대로 해석해 버린 경우라는 것이다.

취업이야 장기 불황과 취업난에 포기라고 부를 수 있어도 결혼과 출산의 경우 청년층은 포기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기성세대 입장에서야 결혼이 인생의 필수코스이고, 취업난을 겪는 청년층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가치라고 여기는지 몰라도 청년층의 입장에서 결혼과 출산은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청년들의 생각은 비혼율 통계와 출산율 통계가 아닌, 2030 세대에 결혼 의사를 묻는 통계를 보면 잘 드러난다. 최근 들어 여러 기관에서 진행한 결혼 의사를 묻는 통계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대답하는 비율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진행한 20대 미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성의 비율은 62%, 여성의 비율은 43%였다. 약 절반 수준의 미혼 남녀가 그래도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편이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이달, 통계청이 실시한 사회조사에서는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젊은층 비율은 이보다 더 감소했다. 응답자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20대 전체의 비율은 35%였다. 미혼 남성 전체의 비율은 40%로 그나마 높은 편이었으나 미혼 여성 전체의 비율은 22%에 그쳤다.

이는 청년층이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필요성을 기성세대만큼 느끼지 못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오히려 결혼이 주는 의무와 책임을 압박감으로 느끼는 청년들이 많다. 특히 여성 중 다수는 가부장제 등 양성 불평등 문화 등을 이유로 결혼에 대해 남성보다 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윤나정(25세) 씨는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보고 나서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는데 그렇게 쉽게 달라질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일부 청년들은 풍요로운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과 친숙하게 살아온 세대인 현재의 젊은 층은 혼자만의 시간과 여유를 충분히 즐기는 것에 더 익숙하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김승민(29세)씨는 “늙으면 외롭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게임하고 영상 볼 시간도 부족하다”며 “결혼하면 나만의 시간을 포기해야 하는데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나”고 말했다.

결혼이 이런 상황이니 출산은 말할 것도 없다. 결혼을 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통계청 지난 2018년 69.6%에서 68.0%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전체적인 통계가 이렇다 보니 젊은층에서 `결혼 이후 아이 출산`이라는 공식이 더욱 받아들여질 리 없다.

반대로 결혼을 하지 않고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며 결혼과 출산을 따로 여기고, ‘자유 의지’를 강조하는 인식은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방송인 사유리 씨의 비혼 출산을 계기로 이 같은 인식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교수는 “젊은 층이 결혼이라는 방식을 거부하는 것이지 이성이나 배우자 등에 대한 관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생활동반자법이 됐든 정부의 정책을 젊은층의 인식 변화에 따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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