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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라 하기 전에 동생이 먼저 결정할 듯하다 내 아우가 성품이 나보다 강직하다”(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해충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출자한 법무법인 명경의 연 매출이 6년 사이 300여배 급증했는데 그 시기와 박 후보자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했던 시기가 겹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사법부를 감독하는 국회 여당 간사는 당연히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박 후보자를 둘러싼 이해충돌 의혹 행위가 언제 이뤄진 것인가. 바로 그가 국회의원 신분이었을 때다. 그러나 현행법에는 이해충돌이 무엇인지 규정돼 있지 않다. 따라서 현재 공직자가 이해충돌 행위를 했는지 따지려면 공무원행동 강력 제5조 사적 이해관계 신고 조항을 준용해야 하는데 ‘국회의원’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해 충돌이 무엇인지 규정하는 범위 역시 매우 제한적이다. 신고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인’이고 ‘직무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박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행하게 돼 공무원 신분이 되더라도 그의 친동생이 법무법인 명경의 사무장으로 재직하는 것이 이해충돌인지 답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마찬가지로 박 후보자가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과거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당직자를 폭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을 경우, 과연 검찰총장의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명정대하게 이뤄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 역시 부정적이다.
이같은 이해충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제출된 상태이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지금도 단 한 차례의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국회는 후보자의 행위를 질타하기 앞서, 이해충돌법을 제정하길 바란다. 그것이 백번의 말보다 더 매서운 경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