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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좀 잡시다”…대한민국은 소음공화국

국립환경원 서울 등 44개 도시 대상 환경소음도 조사
도로변 주거지역 낮시간대엔 엔진음 수준 소음 시달려
"소음기준 강화하고 소음저감 대책 의무화 해야"
  • 등록 2014-04-08 오전 8:25:46

    수정 2014-04-08 오전 8:25:46

[이데일리 김정민 유선준 기자]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 휴먼시아 아파트 입주민들은 집 주변을 둘러싼 영동 및 용인~서울 고속도로의 차량 소음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 신청까지 했지만 건설사 측이 분양 당시 ‘고속도로에 면해 있어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문에 명기했다는 이유로 기각당했다. 영통구청이 영동고속도로와 가까운 단지를 대상으로 측정한 야간 소음도는 최고 76데시벨(㏈)이나 됐다.

도시 주민 대부분이 밤낮을 가리지 않는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주변 주거지역의 경우 수면 장애는 물론 신체이상을 일으키는 수준의 심각한 소음에 고통받는 곳도 많았다. 이미 발생한 소음공해를 줄이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사전 예방 차원의 제도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립환경과학원이 44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1~3분기) 환경소음도 현황’에 따르면 도로변 주거지역의 낮시간(오전 6시~오후 10시) 평균 소음도는 64.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행 중인 자동차 엔진음이나 혼자 있는 거실에 TV를 켜놓은 수준의 소음도다. 44개 도시 중 평택시가 70㏈로 가장 높았고, 서울(68㏈)·부산(67㏈)·대구(68㏈) 등 대도시의 소음공해도 심각했다.

도로 주변 주택들은 저녁에도 소음공해에 시달린다. 밤시간(오후 10시~오전 6시) 도로변 주거지역 평균 소음도는 58.36㏈로 조사됐다. 김포가 67㏈로 가장 높았고 서울(66㏈)이 뒤를 이었다. 환경 정책 기준법상 낮시간 도로변 주거지역 소음기준은 65㏈, 밤시간은 55㏈이다.

주택가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 전용주거지역(기준치 50㏈)의 낮시간 평균 소음도는 53.30㏈, 밤시간(40㏈)은 46.66㏈로 기준치를 모두 초과했다.

일반적으로 소음이 40㏈을 넘으면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50㏈을 넘으면 호흡·맥박수가 증가한다. 60㏈ 이상이면 수면장애가 시작되고 70㏈이 넘으면 말초혈관이 수축하는 등 신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환경부가 정한 소음도 기준 자체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배명진 숭실대학교 소리공학과 교수는 “50㏈ 수준의 소음이 계속되도 수면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며 “소음기준 자체가 현실성 없이 설정돼 있는 만큼 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주거공간 권장소음도는 주간엔 45㏈ 이하, 야간엔 35㏈ 이하(야간)다.

배교수는 “청각은 차단하기 어려워 시각공해 등에 비해서 개인이 느끼는 피해 강도가 크다”며 “주택을 지을 때 이중창 설치 등 소음공해로부터 거주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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