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의 역설’ 文정부 2년 부익부 빈익빈 더 심해졌다

하위 20%만 소득 줄어 근로소득 28%↓사업소득 4%↓
세금·이자·보험료 19%↑, 정부 지원은 중상층 집중
“빗나간 정책 집행, 경기악화에 소주성 청구서까지”
  • 등록 2019-11-27 오전 6:30:00

    수정 2019-11-27 오전 6:30:00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모습.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으로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됐다고 자화자찬 했지만 통계로 드러난 숫자는 달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상위 20%의 월소득은 85만원 늘어난 반면 하위 20%는 4만원 감소했다. 저소득층의 소득 수준을 끌어올려 내수를 부양함으로써 경제성장을 도모하겠다던 목표와 달리 오히려 소득 상위와 하위 간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는 얘기다.

하위 20%, 소득 3% 줄고 세금 19% 늘어

26일 이데일리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코시스를 통해 ‘2019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를 분석한 결과, 1분위(하위 20%) 가구의 올해 3분기 월평균 소득은 137만4396원으로 2017년 3분기 당시 월평균 소득(141만6284원)보다 4만1888원(3%) 감소했다. 전체 가구(1~5분위) 중에서 2017년보다 2019년 3분기 월소득이 줄어든 것은 하위 20% 가구 뿐이다.

상위층으로 갈수록 소득이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전체 가구의 월소득은 487만6856원으로 2017년(453만7192원)보다 33만9664만원(7.5%) 증가했다. 특히 상위 20%(5분위) 가구의 월소득은 980만240원을 기록, 2017년보다 85만2186원(9.5%) 늘었다.

저소득층 소득이 줄어든 것은 근로소득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2017년 대비 2019년 3분기 월평균 근로소득이 1분위는 17만749원(27.6%), 2분위(하위 20%~40%)는 3만330원(1.8%) 각각 감소했다.

반면 3분위(21만42원·8%), 4분위(40만7615원·10.5%), 5분위(106만4826원·16.2%) 등 상위층으로 갈수록 월평균 근로소득이 늘었다.

소득격차 확대에는 경기가 어려워 자영업 등의 사업소득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1분위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2017년보다 8882원(3.6%) 감소했다. 중산층인 3분위(하위 40~상위 40%)는 12만4056원(12.6%), 5분위는 19만6734원(11.3%) 각각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사업소득은 3만6050원(3.9%) 감소했다.

근로·사업 소득이 줄었지만 세금·이자·보험료는 전체 가구 모두 급증했다. 올해 3분기 세금 등 비소비지출의 경우 1분위는 5만5509원(18.9%), 5분위는 73만9995원(43.0%)씩 2017년보다 늘었다. 소득세 인상 등으로 상위 20%의 비소비지출이 더 많이 늘었지만 하위 20%가 체감하는 부담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1분위는 소득이 2년 새 3% 감소하는 동안 비소비지출은 19% 급증했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어려운데 중상위층에 집중 지원”

그런데도 정부의 재정 지원은 하위층보다 중산층 이상에 집중됐다. 정부로부터 받은 이전소득은 3분위가 19만6075원(47.4%) 늘어 증가 액수·비중이 가장 컸다. 1분위의 증가액은 16만9175원에 그쳤다. 하위층인 2분위의 증가액은 11만4541원으로 전체 가구 중 가장 작았다. 이전소득 증가율로 봐도 중상위층인 3분위(47.4%)·5분위(37.1%)가 1분위(33.5%)·2분위(22%)보다 높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놓고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효과”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고용지표에 이어 소득분배지표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소주성, 포용성장의 효과”라고 밝혔다. 이는 소득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작년 3분기와 올해를 비교한 결과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통계청장)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자영업 붕괴로 소득분배가 악화했는데 최악 지표가 나온 작년보다 나아졌다며 소주성 효과라고 하는 건 자가당착”이라며 “정책집행 타게팅(과녁)이 잘못돼 저소득층보다 중산층 이상에 돈을 쏟아 부었고, 비소비지출 급증으로 ‘소주성 세금 청구서’가 날아온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가구(1~5분위) 중에서 2017년보다 2019년 3분기 월소득이 줄어든 것은 하위 20%(1분위) 가구가 유일했다. 단위=원. [출처=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코시스]
2017년 대비 2019년 3분기 월평균 근로소득이 1분위는 17만749원(27.6%), 2분위(하위 20%~40%)는 3만330원(1.8%) 각각 감소했다. 단위=원. [출처=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코시스]
경기가 어려워 1분위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2017년보다 8882원(3.6%) 감소했다. 중산층인 3분위(하위 40~상위 40%)는 12만4056원(12.6%), 5분위는 19만6734원(11.3%) 각각 감소했다. 단위=원. [출처=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코시스]
정부로부터 받은 이전소득은 올해 3분기에 3분위 가구가 월평균 19만6075원(47.4%) 늘어 증가 액수·비중이 가장 컸다. 1분위의 증가액은 16만9175원에 그쳤고 하위층인 2분위의 증가액은 11만4541원으로 전체 가구 중 가장 작았다. 단위=원. [출처=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코시스]
1분위 근로·사업 소득이 줄었지만 세금·이자·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은 전체 가구 모두 급증했다. 단위=원. [출처=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코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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