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경 고등과학원장 "GPS도 호기심서, 순수 기초과학 중심지로"

순수기초과학 연구 중심지로..기초과학에 대한 관심 필요
"쓸모없는 연구서 성과 나와···내외부 소통 주력"
  • 등록 2020-01-29 오전 7:00:15

    수정 2020-01-30 오후 6:57:28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과학자들의 호기심에 기반한 ‘쓸모없는 연구’가 인류 삶에 공헌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쓰인 비유클리드기하학에 대한 과학적 호기심이 GPS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고등과학원을 호기심이 유일한 연구 동기가 되는 순수 기초과학 메카로 만들고 싶습니다.”

최재경 고등과학원장은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기관 운영 의지를 밝혔다. 최 원장은 미분기하학 중 극소곡면론 연구에 헌신한 연구자로 포항공과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교수, 고등과학원 교수를 거쳐 지난 1일부터 고등과학원을 이끌고 있다.

최재경 고등과학원장.<사진=고등과학원>
고등과학원은 지난 1996년 10월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를 모델로 설립된 순수이론기초과학 연구기관이다. 수학부, 물리학부, 계산과학부의 3개 학부를 운영하며 파노 다양체와 K3 곡면 이론, 초끈·M이론과 같은 연구로 국제학술지와 세미나에서 조명을 받았다. 매년 방문 프로그램으로 세계적 석학들이 고등과학원을 찾아 젊은 연구자들과 연구를 수행할 정도로 연구역량도 인정받고 있다.

정부의 기초과학 육성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중 기초연구비와 신진 연구자 지원금이 확대됐다. 최 원장도 정부의 기초과학 육성 의지를 높이 평가하면서 신진 연구자들이 한 기관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기초연구비가 연구자들에게 보다 지원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 원장은 “젊은 연구자들에게 기관을 선택하게 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초과학 특성상 한 장소에서 몰입해서 연구하는 부분도 필요하다”면서 “개별 기초과학 연구자에게 배분되는 연구비도 풍족하지 않다는 의견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할까. 최 원장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초과학 연구가 이뤄져야 하고, 사회 전반에 창조성이 확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한국이 국민소득 3만 달러 문턱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고, 국가 전반에 사회적 신뢰도나 합리적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기초과학연구에 전념하면 창조성이 늘어나고, 선진국 진입에 필요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과학 연구는 매년 노벨상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다. 고등과학원도 국내에 세계적 석학들을 초빙해 노벨상 해설강연을 열고 있다. 최근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케일린 교수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코스털리츠 교수도 한국을 찾았다.

한국인 노벨상 수상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최 원장은 “노벨상은 재촉해서도, 노벨상을 목표로 해서도 이뤄지는 것이 아닌데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라면서 “호기심에 기반한 연구를 수행하다 보면 성과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대내외 소통을 강화하며, 기초과학연구 중심지로서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고등과학원 내 학과 공동 세미나와 방학 집중강연을 개최해 학부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대중에게 기초과학의 필요성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최 원장은 “고등과학원은 대학 졸업생들이나 박사후연구원 같은 젊은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하도록 지원하고, 이들을 성장시켜 대학, 연구소로 확산시키는 역할도 지속할 계획”이라며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나 프랑스 고등과학연구소처럼 세계 선도 기관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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